이사회, 지주 내 사장직 도입 결정'박화재·전상욱' 후보에게 맡기기로경영 효율, 회장 장악력 동반 상승"안정적 그룹 지배구조 구축 기대"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지난 7일 지주 내 사장직제를 만들기로 결정하면서 박화재 은행 여신지원그룹 부행장과 전상욱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보를 사장으로 낙점했다.
광주상고를 졸업한 박화재 내정자(1961년)는 상업은행에 입행한 뒤 40년 가까이 은행에 몸담은 인물이다. 우리은행에선 주택금융사업단 부장과 서초영업본부장, 업무지원그룹장(상무) 등 요직을 거쳐 2020년부터 여신지원그룹을 이끌어왔다.
외부 인사인 전상욱 내정자(1966년생)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금융공학 석사과정을 마쳤고 다수의 연구실적과 전문지식을 보유한 리스크 관리 전문가다. 한국은행에서 약 7년간 통화금융정책 관련 업무를 담당했고 아더앤더슨, 베어링포인트, 에이티커니, 프로티비티 등 전문기관에서 리스크 관리 컨설팅 업무를 진두지휘했다. 또 2012년 그룹에 합류한 뒤 은행 CRO(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에서 부행장보까지 승승장구하며 눈길을 끌었다.
향후 박화재 내정자는 지주 내 영업 부문장을, 전상욱 내정자는 전략·디지털 부문장을 담당하며 손태승 회장을 조력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조만간 이들 두 사람을 사장으로 임명하는 임원인사를 발표한다.
우리금융이 올 들어 사장 자리를 마련한 것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자회사간 소통을 바탕으로 결집력을 높이려는 취지다. KB금융지주도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부회장 자리를 늘리고 양종희·이동철·허인 부회장에게 각각 영업·디지털·글로벌 사업부문을 맡겼는데, 사업부문간 협업과 시너지를 확대하는 전략적 선택이란 평가가 나온다.
박화재·전상욱 내정자는 이미 그룹으로부터 역량과 성과를 충분히 검증받았다. 우리은행장 인선 과정에서 최종 후보군에 올라 이원덕 행장 후보와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바 있어서다. 그런 만큼 손 회장과 함께 그룹의 한 축으로서 경영을 책임질 적임자라는 게 회사 측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손 회장이 자신의 입지를 강화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번 직제 개편으로 자회사를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되면서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그룹 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제도 공고해졌기 때문이다.
통상 금융그룹이 지주 내 부회장이나 사장 자리를 신설하는 것은 경영 효율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후계자까지 양성한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3명의 부회장을 중심으로 경영승계 구도를 형성한 KB금융이 대표적이다.
다만 우리금융의 경우 후계자 육성보다 경영 효율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비춰진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우수한 성과를 낸 계열사 대표 중 부회장을 발탁한 KB금융과 달리 우리금융은 아직 CEO 경험이 없는 부행장과 부행장보를 사장으로 내정했다는 이유다. 박화재·전상욱 내정자가 당장은 조력자로서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차기 계열사 CEO 후보군으로서 경험을 쌓아갈 것이란 인식이 짙다.
덧붙여 박화재 내정자는 손 회장 연임의 키를 쥔 인물로도 지목된다. 그룹 내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계파가 공존하는 가운데 상업은행 출신인 그가 내부 화합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특히 박 내정자는 우리은행으로 이동하는 이원덕 행장 후보의 뒤를 이어 지주 사내이사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열사 CEO 인사에 이어 지주 내 사장 직제까지 신설하면서 우리금융에 손 회장 중심의 체제가 굳건해진 모양새"라면서 "이 같은 시도가 그룹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면 손 회장의 연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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