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도전 공식화한 吳, 대치은마 재건축 올라탈까이미 오세훈표 신속통합 재건축에 신청했지만 '탈락'정비계획에 신청됐다는 이유로 반려, 소송까지 진행강남서 재건축 상징적 존재로 허가 받기가 힘들지도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20년 동안 유명세를 탔던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꿈이 갈수록 요원하기만 하다. 가까스로 작년 말 '오세훈표 재건축'으로 불리는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에 동참하면서 사업진행이 급물살 탈 것으로 기대됐지만 "은마는 받아줄 수 없다"며 서울시로부터 거절 당했다.
신통기획은 정비계획 마련 전 정비계획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절차인데, 은마아파트의 경우 이미 지난 2018년에 정비계획이 입안돼 심의 중이라 신통기획의 필요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추진위원장 재선임 등을 놓고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다.
콧대높던 은마아파트가 겨우 '오세훈표 재건축'에 동참해 표류 중이었던 재건축 사업의 미래가 한 층 밝아지나 했더니 최근 서울시의 반려로 실망이 이만저만 아닌 상태다. 인근의 중개소 관계자도 "강남구청에 신통기획 동의서 제출에 주민들 대다수가 반기는 분위기였는데, 이번에 제외되서 매우 실망스런 상황이에요. 이러다 진짜 손자대나 가능할지도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에는 은마아파트의 경우 원래의 민간 재건축 절차를 거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와 중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는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은마아파트가 '재건축의 꿈'을 다시 한 번 꿀 수 있을지 기대감이 나온다. 앞서 오 시장은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해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다 했다"면서 "이제 지나치게 엄격한 안전진단을 완화한다든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문제, 분양가상한제 등 중앙정부가 해야 할 부분만 남았다"고 언급했다.
지난 1990년대 말부터 첫 재건축사업 추진을 시작해왔던 은마아파트는 안전진단, 층수제한 등 정부의 각종 규제 대상이 되면서 어영부영 20년이 넘는 시간을 흘려 보냈다.
은마아파트는 지난 2002년 안전진단에 첫 탈락 후 2010년에 가까스로 안전진단에 통과했는데 이 때까지 8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러다 또 다시 최근 문재인 정부 들어 안전진단이 강화되기 시작했는데 현 정부의 새 기준으로 다시 안전진단을 받으면 '재건축' 판정을 받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한 마디로 현재 은마는 안전진단이 강화되기 전 통과해 재건축 '도장'은 받아놓은 상태다. 당시 규제 완화 등의 덕을 봤는데 2009년 이명박 정부의 안전진단 기준 완화가 도움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층수 규제가 걸림돌이 됐다. 전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조례로 주거지역 아파트의 최고 층고를 35층으로 제한했는데 은마아파트가 그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017년 은마아파트는 주거지역, 3종주거지역 모두 최고 49층으로 짓겠다는 기존의 정비안을 그대로 들고 왔는데 당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로부터 퇴짜를 받았다.
결국 추진위는 이후에도 5차례나 걸쳐 층수 조정을 위한 사전협의를 해왔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은마아파트는 그해 소유주 투표를 통해 '49층 플랜'을 포기하게 됐다. 이미 2003년 추진위 구성 후 14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보다 못한 은마아파트 일부 소유주는 작년 9월 이정돈 재건축추진위원장과 집행부를 해임시켰고 때문에 현재 추진위원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당시 해임총회 발의자 대표는 "재건축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은마아파트가 많은 세월을 흘러버림으로써 그 상징성과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라며 "해임 총회를 통해 가치와 상징성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제는 2000년대 들어 재건축 때문에 아파트 보수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시설 및 설비 노후화로 인해 배관 터짐, 엘리베이터 고장, 그리고 도로 파손, 아파트 복도 콘크리트 파편 낙하 사고 등이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시장에서는 은마아파트의 상징성이 너무 커 오히려 서울시의 허가를 받기 힘들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은마아파트의 상징성이 너무 커 신통기획 재건축으로 지정되면 강남 집값이 다시 요동치게 될 불씨가 될 것이 예측이 많이 나온다. 이 때문에 시로부터 허가받기가 힘들 수도"라고 우려했다. 다른 한 관계자도 "부동산 침체기 때라면 모를까 너무 상징성이 큰 곳이라 정치인들도 부담되서 잘 안 건드리는 것 같다. 만일 은마아파트 재건축을 허용하면 투기부추긴다는 여론 형성돼 부담이 큰 듯"이라고 귀띔했다.
무엇보다 현재는 조합장 선출과 관련해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당분간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더욱이 재건축 조합장의 선출과 관련해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이 소송이 완료될 때까지 진행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는 것 같다"라며 "그리고 민사재판은 통상 2년 정도 끌게되므로 서울시에서도 은마의 재건축 조기집행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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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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