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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이원덕 우리은행장, 경영행보 돌입···플랫폼·영업력 강화 숙제(종합)

금융 은행

이원덕 우리은행장, 경영행보 돌입···플랫폼·영업력 강화 숙제(종합)

등록 2022.03.24 17:3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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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플랫폼에 모든 역량과 자원 집중" "3대 '경영 키워드'는 소비자·시장·직원"비서실 폐지하고 영업총괄 등 조직 강화

사진=우리은행 제공사진=우리은행 제공

"은행뿐 아니라 거대 플랫폼, IT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테크놀로지(Technology)와 플랫폼에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

이원덕 신임 우리은행장이 그룹의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겠다는 취임 일성과 함께 경영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빅테크의 저변 확대로 보호산업이던 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만큼 은행의 플랫폼화에 역량을 모아 미래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우리은행은 24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최소인원이 모인 가운데 '이원덕 신임 행장 취임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원덕 행장은 2024년까지 2년간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을 책임지게 된다.

1962년생인 이 행장은 우리금융 내 대표 전략기획통이다.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0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금융권에 발을 들였고 우리은행에선 전략기획팀 수석부부장과 자금부장, 미래전략단장,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 등 요직을 거쳤다. 지난해부터는 우리금융 업무총괄 수석부사장으로서 손태승 그룹 회장을 보좌하기도 했다.

임기를 시작한 이 행장의 가장 큰 숙제는 단연 은행의 '디지털 전환'이다. 올해 완전민영화 원년을 맞은 우리금융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주축으로 하는 사업구조 구축하고자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디지털그룹 내 'MZ마케팅팀'을 가동하는 등 준비에 한창이다.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상품을 개발해 모바일 앱 '우리원(WON)뱅킹'을 종합 금융생활 플랫폼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해엔 영업점 예약상담과 택배 예약, 편의점 배달 등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이 행장은 그룹 디지털혁신소위원회 의장 경험을 바탕으로 은행 업무 프로세스의 고도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 행장도 은행 CEO로 내정된 직후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영업력 강화도 이 행장의 숙제로 꼽힌다. 작년부터 계속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금리인상 등 여파에 대출 수요가 크게 위축된 만큼 영업 태세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실제 한국은행 집계 결과 2월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000억원 줄었다. 이 수치는 지난해 12월(5000억원)부터 1월(2000억원)과 2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우리은행도 선제적으로 전세대출 기준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린 뒤 시장의 반응을 살피는 모양새다. 지난 21일부터 계약 갱신에 따른 전세대출 한도를 '전셋값 증액 범위 내'에서 '갱신 계약서상 임차보증금의 80% 이내'로 바꿔 운영하고 있다.

덧붙여 업계에선 다음달 서울시금고 입찰에서 이 행장이 리더십을 발휘할지 여부에도 시선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입찰을 앞둔 우리은행의 각오는 남다른 것으로 감지된다. 2018년 입찰 당시 신한은행에 패하면서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104년간 지켜온 서울시금고를 내줬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한 듯 이 행장은 곧바로 조직 개편에 착수했다. 비서실을 폐지하는 등 은행장 지원조직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영업총괄·외환 등 현장영업 담당 조직을 확대함으로써 '소비자 중심 현장 경영'을 실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 행장은 곧바로 현장으로 나섰다. 서울 지역 오랜 거래처를 시작으로 방문자 수가 전국 최상위인 우리은행 수유동금융센터를 찾아 영업환경을 점검하고 목소리도 청취했다.

이 행장은 취임사에서 "오늘날 거친 역사의 파고를 이겨내고 지금처럼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소비자가 보내준 한결같은 사랑과 성원 덕분이다"라며 "완전 민영화는 위대한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우리 여정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더 크고 높은 영광의 역사를 펼쳐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3대 경영 키워드로 '소비자', '시장', '직원'을 제시하며 "위대한 은행은 얼마나 많은 소비자로부터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며 소비자 중심 경영에 대한 철학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 행장은 직원을 향해 "여러분이 우리가 가진 '최고의 희망'"이라며 "저와 함께 우리은행의 여정을 개척하고 승리하고 이겨내 위대한 은행을 만들어 나가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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