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브랜드 '우후죽순'? 지방에도 잇따라 적용대구·부산 등에 이어 광주까지 '디에이치'·'아크로' 등장강남·한강변 이외 곳 적용돼 의미 퇴색 우려 나오지만하이엔드로 인프라 개선에 서울-지방 균형 발전 기대감도 "무분별한 확대 아냐" 선그어···지방도 부촌 단지에만 적용현재 6대 광역시도 일부에만 "많지 않아", '르엘'은 0건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재 건설사 하이엔트 아파트 브랜드가 지방 광역시에 수주된 현황을 살펴보니, 먼저 현대건설의 '디에이치'는 대전 장대B구역(디에이치 비아트), 광주 광천동 재개발 2곳에만 수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DL이앤씨의 '아크로'는 부산 우동1구역(아크로 원하이드), 부산 광안A구역 재개발, 대구 수성1지구 재개발(아크로 르비아체), 광주 신가동 재개발 등 4곳에 수주했으며,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써밋'은 부산의 대연4구역 재건축(더 비치 푸르지오 써밋) 단 1곳만 수주했다. 롯데건설 '르엘'의 경우 지방에 적용된 사례가 단 1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방 광역시 중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는 그간 대전, 대구, 부산 등 일부 지역에만 사용됐는데 올해 처음으로 광주 광역시에도 적용돼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2월11일 현대건설은 광주 광천동 재개발 조합에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제안했다. 이어 최근(4월9일)에는 조합 총회에서 광주 신가동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 브랜드 '아크로'가 적용됐다.
해당 소식을 접한 지역 주민들은 벌써부터 기대감에 가득찬 모습이다. 광주 재개발 조합에 따르면 광천 재개발과 신가 재개발 지역은 광주시 내 '투톱' 입지로 평가된 만큼 대형 건설사들 하이엔드 브랜드가 들어오면 지역 인프라가 개선돼 서울과 지방도시 간의 균형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지역 조합원들은 "광주시는 아파트 공급이 타도시에 비해 부족한 지역인데 하이엔드가 들어온다면 시세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도시인프라 자체가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반면 하이엔드 적용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그 의미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사들의 하이엔드 브랜드는 당초 강남이나 한강변 등 프리미엄 입지에 일반 브랜드와 차별화된 고급아파트를 짓겠다는 취지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개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강북은 물론, 수도권과 지방을 가릴 것 없이 재개발·재건축 현장이라면 어김없이 하이엔드 브랜드가 등장해 희소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건설사들이 기존 방침을 깨고 지방 광역시 핵심 입지에 하이엔드를 제안하는 것은 입지적 상징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부산과 광주, 대전 중심 단지에 랜드마크 단지를 완공할 경우 향후 도시 내 다른 구역 조합원들 인식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깔려 있다.
일단 건설사들은 "무분별한 확대가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실제 건설사의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가 지방 광역시에 진출한 것은 작년부터다. 기존에는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지역을 서울 강남과 한강변으로 제한해왔지만 작년부터는 6대 광역시에도 강남권 버금가는 부촌 지역, 즉 랜드마크 단지에만 적용하겠다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대전광역시와 광주광역시 재개발 사업장에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에서도 적용했던 '디에이치' 브랜드를 사용하겠다고 제안한 현대건설은 고급브랜드의 무분별한 확대 적용은 없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밝혀 '디에이치' 브랜드의 지방 확산을 기대했던 업계를 놀라게 했다. 현대건설 측은 "오히려 엄격한 기준을 통해 일부 랜드마크 지역에 한정 적용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실제 현대건설이 수주한 광주 광천동 재개발과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은 각각 공사비 1조원 이상의 대형 사업지로 완공 시 광주·대전의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하이엔드가 점차 전국구화되고 있다고 해도 6대 광역시 중 적용된 지역은 대전, 대구, 부산 그리고 최근의 광주까지 4곳으로 일부 지역에만 국한돼 있다. 한 마디로 우려스러울 정도로 많지 않다는 평가다. 최초로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도 고급화 브랜드를 적용한 건설사는 바로 대우건설인데 현재까지도 지방의 '푸르지오 써밋'은 부산 대연4구역 재건축(더 비치 푸르지오 써밋) 외에 단 한 군데도 없는 상태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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