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9일 카디프손보 신한금융 자회사 편입 승인'디지털보험사'로 탈바꿈···신한플레이·쏠과 연계할 듯'디지털화' 위해 하반기 500억원 증자···인수가보다 ↑통큰 투자에도 우려 공존···성공 사례 없고 경쟁 더 치열
금융위원회는 9일 정례회의를 열어 대주주적격성과 사업 계획 타당성을 검토한 뒤 카디프손보 자회사 편입을 최종 승인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0월 말 카디프손보 대주주인 프랑스 BNP파리바그룹으로부터 92.54% 지분을 400억원대에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잔여 지분 7.46%는 신한라이프가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그룹이 100% 지분을 소유하는 구조인 셈이다.
신한금융은 카디프손보를 디지털보험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디지털보험사는 최근 보험업의 미래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통신수단을 이용한 간편한 가입이 미래 고객으로 지목되는 젊은층에게 소구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서다.
디지털보험사는 계약의 90% 이상을 컴퓨터통신이나 전화, 인터넷으로 모집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전 금융업계를 관통하는 이슈인 생활금융플랫폼 구축 추이와 동반성장 할 수밖에 없다.
신한금융은 지난해부터 디지털화를 목표로 전방위적인 도전을 이어오고 있다. 신한카드의 신한플레이(pLay)와 신한은행의 신한쏠(SOL)이 대표적인 신한금융의 생활금융플랫폼으로 꼽힌다. 이에 신한금융은 기존에 구축했던 금융플랫폼과 카디프손보를 연계해 상품 판매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진입 초기 판매 상품은 규모가 작은 단기보험상품과 미니보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디프손보 자체 디지털화를 위한 자금 수혈도 예정돼 있다. 카디프손보는 올해 하반기 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한다. 이는 신한금융이 카디프손보를 인수한 금액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신한금융이 카디프손보 디지털화에 거는 기대가 큼을 방증한다.
이를 진두지휘할 수장도 선임했다. 신한금융은 삼성화재 출신의 강병관 사장을 카디프손보의 신임 수장으로 내정했다.
강 내정자는 삼성화재에서 부장급 인물이었지만 신한금융은 그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국내외 플랫폼 기업과 합작 추진 등 경험을 높게 평가해 사장에 임명했다. 강 내정자는 1977년 생으로 포항공대와 뉴욕대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카페24 등 스타트업에서 IT 솔루션·서비스 개발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특히 강 내정자는 삼성금융 계열사별 인오가닉 전략 수립과 삼성금융네트워크 디지털 통합플랫폼 구축 실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와 파격 인사에도 업계의 우려는 공존한다. 이미 디지털손해보험업에 진출한 업체가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 거대 플랫폼을 소유한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정식 출범이 예정돼 있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이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출범시킨 '하나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6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나금융그룹 편입 후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로 손보사의 실적이 유난히 좋았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하향세다.
가입자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캐롯손해보험도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2019년 한화손해보험 디지털보험 자회사로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은 지난해 4분기 169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124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최근 캐롯손해보험은 건강보험, 일반보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보험업계 메기로 지목되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출범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MZ세대에 친숙한 대형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빅테크 기업의 업계 장악력이 어디까지 발휘될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업계도 긴장 상태다.
이에 업계는 디지털 손보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손보가 디지털보험사를 표방하면서 앞으로 나올 카카오페이손보를 비롯해 캐롯, 하나손보까지 시장 경쟁이 4파전으로 확대됐다"며 "현재 미니보험에 대한 수익성이 입증되지 않은 가운데 경쟁 상대까지 늘어나면서 녹록치 않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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