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GS리테일, KB국민은행-이마트24와 특화점포유동성 높지만 금융서비스 이용 어려운 곳 공략STM, 화상상담전용창구 설치···늦은 오후까지 이용 가능새로운 고객 채널로 특화점포 확대 계획
◇GS슈퍼마켓에 자리잡은 신한은행, "오후 8시까지 대출 상담 가능합니다"=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이 지나는 건대입구역은 대학가답게 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신한은행은 이곳을 특화점포 2호점 위치로 낙점했다. 근처 500미터(m)이내 은행 점포가 없다는 점, 근처가 주거단지라는 점에서 특화점포의 경쟁력은 충분해 보였다. 지하철역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GS더프레시(광진화양점) 슈퍼마켓이 나오는데 건물에 걸린 'GS더프레시X신한은행' 간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15일 오전 찾은 GS더프레시는 다른 마켓과 같은 모습을 한 평범한 마트였다. 물건을 정리하는 직원들과 장을 보러온 소비자들이 특별할 것 없이 보였지만 발을 들여 조금만 들어가면 AI(인공지능) 로봇 '클로이'가 로봇 컨시어지로서 고객을 맞이하는 신한은행 혁신점포가 나타난다.
신한은행 혁신점포는 GS더프레시 내 한쪽 공간에 반듯하게 자리잡고 있다. 상담 차례를 기다릴 수 있는 소파와 테이블이 놓여있고 스마트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한쪽에 마련된 부스 안에는 화상상담이 가능한 디지털데스크가 놓여있다. 점포는 '무인 점포' 컨셉이지만 컨시어지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화상 상담 시 조작법을 알려주거나 스마트키오스크 등 사용법을 안내해주기 위해서다.
컨시어지 직원은 "오전 시간보다는 오후 시간대 이용률이 높은데 퇴근 후 마켓에 들르면서 은행업무를 보는 이용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일반 영업점과는 달리 오후 8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퇴근 후에 찾는 이용자들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영업점과 가장 다른 부분인 화상상담을 체험하기 위해 번호표를 받았다. 부스 밖에서 원하는 상담 내용을 택한 뒤 차례가 되면 상담을 받게 된다. 화면엔 그날 상담 가능한 직원의 총 숫자와 현재 상담할 수 있는 직원의 수가 안내된다.
화상상담 체험을 위해 부스에 앉자 본인인증을 위한 안내가 떴다. 디지털데스크에 설치 돼 있는 신분증 리더기에 신분증을 넣어 인증을 하고 나면 1~2분 뒤 직원과 연결됐다. 적금은 물론 신용대출 상담까지 가능하고 전세대출상담도 가능하다. 신용대출의 경우 관련 서류를 미리 알아보고 지참하는 것이 좋다는 안내도 받았다. 화상상담의 연결 상태가 좋았고 화면을 통해 안내 사항을 보여줘 구두 전달보다 확인이 편했다.
소병권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부 수석은 "스마트키오스크의 경우 입출금 및 송금의 비중이 높으나 카드관련, 전자금융, 세금납부 등의 거래도 꾸준히 발행하고 있고 디지털데스크의 경우에는 적금, 신용대출, 전자금융 관련 거래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며 "혁신점포 내 스마트키오스크는 맞춤식 UI가 적용돼 고령층 이용이 쉽도록 하는 등 디지털 소외계층 포용에도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이용자 통계에 따르면 20~30대를 중심으로 다른 연령의 고객들도 고르게 점포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키오스크 월 거래 건수는 2000건을 넘어섰다.
신한은행은 향후 7~8개 특화 점포 출점 계획을 가지고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과 슈퍼마켓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KB국민은행, 이마트와 맞손···2호점까지 오픈=같은 날 서울 강남구 고속버스터미널에 위치한 '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도 찾았다. 멀리서도 '노브랜드xKB국민은행'이라고 쓰인 노란 간판이 눈에 띄었다. '도심 속 휴식'이라는 콘셉트 답게 노브랜드 한켠에 자리잡은 'KB디지털뱅크'는 마치 푸르른 잔디와 숲속에 둘러싸인 캠핑카처럼 부스가 꾸며져 있어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KB디지털뱅크' 입구에 들어서자 스마트 매니저의 안내가 이어졌다. 스마트 매니저는 'KB디지털뱅크'를 방문한 고객들의 필요사항을 파악하고 기기 이용방법을 안내하는 등 고객 도우미 역할을 수행한다.
대전에 사는 한민주(20살)씨는 "은행 볼일이 있었는데 지나가다가 눈에 띄어 들르게 됐다"며 "대게 이런 무인점포들은 사람이 없는데 여기는 안내해주는 사람도 있어 더 편리하고 은행 업무도 빨리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출근 시간이 다소 지난 오전 시간대였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고속버스터미널 특성상 고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주로 입출금등 단순 업무를 위해 ATM이나 STM을 이용한 고객들이 많았다. 연령층은 젊은층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했다. 개점 초기에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20~40대 고객들이 주로 이용했으나 스마트 매니저 안내 등을 통해 이용층이 다양한 연령대로 확대되고 있다고 KB국민은행 측은 설명했다.
스마트 매니저는 "하루 동안 100~150여명의 고객들이 다녀간다. 많을때는 200명 가까이 올때도 있다"며 "캠핑카처럼 꾸며져있다보니 구경하러 오시는 고객들도 있고 노브랜드에 장보러 왔다가 은행 업무를 보러 오시는 고객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웬만한 은행 업무가 거의 대기 없이 가능하다보니 고객들의 반응도 좋고 재방문도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부스는 크게 3개로 구분돼 있는데 왼쪽부터 화상상담 창구, ATM, STM이 나란히 놓여있다. 특히 화상상담과 STM 업무를 볼 수 있는 창구는 별도의 문이 달려있어 개인적인 업무를 보기에 더욱 용이해보였다. 화상상담 창구에서는 크게 신용대출 상담, 적금·예금, 인터넷뱅킹 신규 및 해지 등의 거래가 가능했다. STM에서는 입출금통장, 체크카드 및 OTP 발급 등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화상상담을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 창구에 들어가자 큰 화면에 '상담시작' 버튼이 떠있었다. 이를 누르자 1~2분만에 상담 직원과 연결됐다. 직원이 보내준 문자 링크를 통해 신분증을 촬영하고 이름 확인 및 마스크를 잠시 벗어 얼굴을 확인하자 본인 확인 절차는 금세 끝났다. 이후 추가로 계좌인증까지 마치자 20분만에 적금 개설이 이뤄졌다. 일반 영업점포에서도 은행 업무를 보려면 20~30분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대기표를 받고 내 순서가 언제올지도 모른채 마냥 의자에 앉아 기다리다가 본 업무를 보던 것에 비하면 굉장히 짧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직장인들의 금융서비스 수요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은행들의 영업시간은 오후 4시까지 운영되지만 '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은 오후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상상담 창구의 경우 이보다는 조금 이른 오후 7시까지 이용가능하다.
지난달 23일 청주 분평동 이마트24에 2호점을 신설한 KB국민은행은 향후 고객 수요에 따라 'KB디지털뱅크' 추가 개점도 검토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시간적·물리적·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문할인매장, 편의점과 제휴해 특화점포를 신설했다"며 "제휴사와의 공간제휴를 기반으로 한 시너지 창출, 영업점 네트워크 부재지역에 대한 고객 불편최소화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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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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