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반대매매 완화 일제히 동참한투·메리츠·한화·키움 등 참여 결정삼성·NH·KB 등 대형 증권사 '검토중' 업계 "반대매매 유예 실효성은 의문"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교보증권을 시작으로 한국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14개 증권사가 반대매매 유예 조치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유예조치는 오는 9월 30일까지 약 3개월 동안 적용될 예정이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의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개인투자자가 약속한 시일 내에 미수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자가 증권사의 돈을 빌려 주식을 샀지만 가격이 하락해 담보비율을 유지할 수 없게 되면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지난 4일 교보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반대매매 유예 결정을 내렸다. 교보증권은 반대매매 비율이 120% 이상 130% 미만인 계좌에 대해 하루 동안 반대매매 유예를 결정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앞서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관련 조치를 시행한 적이 있다"며 "교보는 노하우와 전산 시스템이 모두 준비된 상태였기 때문에 시장 안정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한국투자증권도 반대매매 완화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120% 이상인 계좌에 대해 1일 반대매매 유예를 적용하기로 했다. 뒤이어 다올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도 반대매매 담보비율을 130% 이상 140%미만 계좌로 조건을 완화하고 하루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130~140%에 해당하는 계좌에 대해 1회에 한해 하루 동안 반대매매를 유예하기로 했다. 이밖에 하이투자증권,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도 반대매매 유예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하나증권, IBK투자증권, 메리츠증권은 해당 조치를 이날부터 적용하고, 키움증권은 오는 7일부터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미래에셋증권은 구체적인 담보비율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개별적으로 신청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반대매매를 하루 유예하는 방식으로 시행중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일 신용융자 반대매매가 급증하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약 3개월 간 증권사의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번 완화 조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증권사는 기존에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 의무에 따라 신용융자 시행 시 담보를 140% 이상 확보해야 했다. 다만 이번 조치에 따라 증권사는 시장 및 대출자의 상황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은 증권사 신용대출로 청산이 임박한 경우 증권사에 직접 요청을 통해 하루동안 반대매매 유예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이 많고 신용융자 규모가 큰 대형 증권사들은 아직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도 "내부에서 논의 중이고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완화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며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관련사항에 대한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형사들의 반대매매 참여가 늦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대형사는 중소형사보다 고객 수가 많고 담보계좌 수도 많기 때문에 계좌 파악에서도 일정 부분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반대매매 완화 조치의 실효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대매매 완화 조치를 두고 업계 내부에서는 여전히 실효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며 "반대매매 시행에 따른 개인투자자의 득과 실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상황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독이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업계에서도 의견이 다 제각각인 만큼 도입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반대매매 유예로 하루라도 손실이 줄어들 경우 분산의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시장에서 어느정도 효과를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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