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 주담대 등 잇따라 금리조정우대금리 지원부터 최고금리 제한까지업계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 꺾일지도"
이자장사에 대한 따가운 시선에 대출금리 인하로 응수하고 나섰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가 은행들 실적의 '라스트댄스'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계대출 등 대출수요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이라는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지난 몇년간 이어졌던 '대출 러쉬'가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달 11일부터 실행되는 고금리 개인사업자 대출 및 서민금융 지원 대출에 대해 각각 최대 1%포인트 금리를 지원한다.
우선 하나은행은 연 7%를 초과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 고객들의 대출 만기 도래 시 연 7%를 초과하는 금리에 대해 최대 1%포인트까지 감면하기로 했다. 또한 서민을 지원하기 위한 개인대출 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 신규 신청 고객에게는 최대 연 1%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해 운영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6월말 기준 연 5% 초과 주담대를 이용하는 고객의 금리를 연 5%로 일괄 감면 조정해 1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를 신청하는 고객을 대상으로는 고객이 부담하는 연 0.2% 가산금리를 1년간 은행이 부담한다.
더불어 연소득 4000만원 이하, 전세보증금 3억원 이하로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2년간 금리 변동 리스크를 은행이 부담하는 금융채 2년물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여기에 새희망홀씨 신규 금리는 연 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우리·농협·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대출금리를 조정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4일부터 주담대 최고금리를 조정했다. 신용등급 1~8등급 고객에게만 적용했던 조정금리를 전 등급에게 적용키로 한 것이다. 우리전세론, 비대면전세자금대출 '신규코픽스 6개월 기준금리' 선택시 0.2%포인트 금리 인하 등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금리 인하도 시행중이다.
농협은행은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두차례 걸쳐 총 0.20%포인트 확대했고 주담대는 우대금리 0.10%포인트 확대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주담대 금리를 최대 0.45%포인트,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55%포인트 낮춘바 있다.
은행들이 금리상승기에 이례적으로 '줄인하'를 하는데는 정치권와 금융당국의 압박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0일 은행장들을 만나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당장은 대출금리를 조정하고 나섰지만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되면 결국 대출금리 상승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은행들의 실적 잔치는 이번 상반기가 마지막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출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6개월째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부동산,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이 부진, 금리 상승으로 인해 은행의 예·적금 등으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예·적금에 돈이 몰린다는 건 은행에서 고객에게 지불해야 할 이자비용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즉, 늘어나는 예·적금 만큼 대출 성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은행들에 이익에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등 자산시장이 침체한데다 금리까지 오르면서 대출수요는 줄고 있다"며 "그나마 상반기까지는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수요를 기업대출이 커버했지만 추후 경기침체 등으로 기업대출 수요마저 줄어들 수 있어 은행들의 실적 잔치는 올해 상반기가 라스트댄스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앞서 실시했던 대출의 부실도 가시화되면 은행들의 하반기 실적에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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