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 나오며 일부 단지 수억 하락 거래되기도그럼에도 시장에선 '강남은 버틴다' 주위 팽배강남 일대 대부분 변함 없어···서초는 되려 올라"금리 인상만으로 투매하진 않을 것" 시각도
가파른 금리인상이 부동산 시장마저 바꾸는 분위기다. 정부가 물가 급등을 차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해 서울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매물 물건은 쌓여가지만 거래량이 더 줄었다는 것.
부동산 시장이 갈수록 얼어붙자 '강남 불패'를 상징하던 강남 대표지역의 아파트값마저 하락하고 있다는 얘기조차 나온다. 이 중 화제의 중심에 선 것은 압구정 현대아파트였다. 서울 강남의 중심으로 꼽히는 이 아파트 단지에서 무려 3억원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 5월19일 전용면적 157.36㎡의 현대6차아파트가 58억원에 거래 신고가 됐다. 이어 지난달 9일 같은 면적의 현대7차아파트가 55억원에 신고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 최후의 보루가 무너진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지난달 강남구 아파트값은 0.01% 떨어지며 하락세로 전환됐다.
27일 본지가 강남·서초 주요 지역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 현장을 살펴본 결과 이번 가격 하락은 거래 신고 지연으로 인한 '착시현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인해 본 계약서 작성이 늦어지면서 신고의 순서가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55억원 거래가 먼저 이뤄졌지만 강남구청장 허가가 늦어지면서 58억원 거래 뒤에 신고가 된 것이었다. 인근 부동산 중개인들에 따르면 같은 면적의 다른 매물들은 현재 호가가 6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 청담동과 도곡동 등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는 중개인들도 강남 지역 집값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 해당 일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어 자유롭게 거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먼저 청담동 래미안라클래시의 경우 전용면적 100㎡ 매물이 이달 1일 3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매물들은 기존 거래가격이 2021년 11월 26억7000만원, 2022년 5월 24억3000만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해당 일대에서 다년간 중개업소를 운영했다던 A씨는 "간혹 살짝 낮은 가격에 거래가 됐다는 소문이 들리긴 하지만, 집 구조 등 등에서 오는 차이일 뿐 이 지역 아파트값 자체의 변동이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막상 강남 부동산 시장을 가 보면 막상 가격을 내린 매물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서초구의 경우에는 부동산 가격이 최근 들어 되려 치솟았다. 실제 서초구 대장주로 꼽히는 주요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전용면적 78㎡)는 지난달 24일 43억8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실거래 가격인 37억8000만원(지난 4월)과 비교하면 6억원 올랐다. 또 지난달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윈(전용면적 114㎡)는 40억5000만원,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전용면적 135㎡)는 55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조차 서초구의 경우 아파트 매매 가격이 전주보다 0.07% 오르며 상승 폭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강남 뿐만 아니라 금리 인상이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물론 최근 금리인상이 위축된 주택거래 시장을 더 얼어붙게 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각종 통계 지표도 아파트값이 고점을 지나 하락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집값 하락을 체감하기 어려웠다.
이는 금리인상 변수만으로 설명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기준금리가 올해 3% 진입이 예상되지만 과거 금융위기 발생 이전 국내 기준금리는 5%대였다. 당시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7%대로 4%대인 최근보다 높았다. 즉 집주인이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해 손해를 감내하고 '투매'를 선택할 것이란 전망은 아직까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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