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중기·대기업 등 기업대출 모두 증가기업대출 잔액 1년전 대비로는 72조원↑회사채 시장 위축에 은행서 자금조달
3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들의 7월 말 기준 기업(대기업·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대출 잔액은 전월 보다 7조9192억원 늘어난 681조6743억원이었다.
이들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부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 기업대출 잔액을 작년 말과 비교해보면 7개월새 45조7864억원 늘어난 모습이다. 1년 전보다는 71조7711억원 불었다.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등 구분 없이 기업들의 은행 빚은 모두 늘었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증감액이 가장 큰 곳은 중소기업이었다. 지난달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74조6414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20조8843억원(8.2%) 늘었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소호) 대출 잔액은 312조3965억원으로 12조6750억원(4.2%) 늘었고, 대기업 대출 잔액은 12조2271억원(14.8%) 증가한 94조6364억원이었다.
가계대출이 7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5대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잔액은 697조4367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11조6163억원 감소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이자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대출이 늘어나는데는 회사채 시장 침체 영향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 역시 이자 부담은 늘었지만 채권 발행이 쉽지 않다 보니 은행에서 자금 조달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는 풀이다. 여기에 은행들이 수요가 줄어든 가계대출을 대신해 기업대출을 늘리고자 했던 점도 증가세를 부추겼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실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대출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코로나 이후 한계기업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한계기업 비중은 16%로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019년 12.4%보다 약 3.6%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기준금리가 높아지는 추세인 만큼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으로 가계대출이 줄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집중한 부분도 있지만 회사채 시장이 불안정해진 영향이 컸다"며 "가계와 달리 기업들은 영업을 위해 자금을 어떻게든 끌어와야하는데 채권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채 시장이 회복되지 않는 한 기업대출의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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