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계획 없다더니···3번째 유증에 주가 하락'입국전 PCR 검사 폐지'호재에 이틀 만에 상승유증 확보 자금, 차세대 항공기 도입에 쓰일 듯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제주항공은 전거래일보다 1.6%(250원) 오른 1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1일에는 6.46%(950원) 증가한 1만5650원에 거래를 마친 바 있어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29일 전거래일 대비 10% 이상 급감하며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했지만 바닥을 친듯 8월 19일 종가 수준으로 주가가 회복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오는 3일 0시부터 국내에 도착하는 비행기 편이나 선박편을 이용하는 모든 내·외국인은 코로나19 PCR(유전자증폭)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했다. 다만 입국 뒤 1일 이내에 받아야 하는 입국 후 PCR 검사 의무는 유지된다. 이 소식에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제주항공의 주가가 들썩였다.
앞서 지난달 29일 제주항공은 총 3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에 전 거래일 대비 10.27% 하락하며 1만4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장중 1만4000원까지 주가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통상 대규모 유상증자는 지분가치 희석이 예상돼 주가 하락의 재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제주 항공의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발행예정 주식 수는 총 2723만4043주로 유증 이후 전체 발행 주식 수는 기존 4975만9668주에서 7699만3711주로 증가한다.
게다가 지난 6월 초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취임 2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자본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차원의 추가적인 유상증자 가능성에 대해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2개월여 만에 그 계획을 정반대로 뒤집으면서 투자자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가 급감하자 제주항공은 주식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제주항공은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도 두 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1700억원, 2066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제주항공 측은 이번 유상증자는 기존 유상증자와 목적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앞서 진행된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모두 운영과 채무상환 등에 사용된 반면 이번 조달 자금은 미래 사업을 위한 시설 투자에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차세대 항공기인 보잉 737-8 도입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채무상환이 아닌 투자자금 확보 목적인 만큼 긍정적으로 보는 분석도 나온다. 제주항공은 코로나 이전인 지난 2018년 보잉 737-8 40대의 도입을 결정했다. 2020년부터 2026년까지 총 7년 동안 연간 6~7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도입 시점이 연기됐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조달된 자금으로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보잉 737-8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잉 737-8은 기존 보잉 737NG 기종보다 운항 거리와 운항 시간이 확대돼 중거리 신규 노선 개발에 용이하다"면서 "연료 효율성도 높아 연료비 절감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뤄졌던 항공기의 도입을 결정한 것은 불가피한 면도 있지만 내년 영업환경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있기에 가능하다"라면서 "이번 증자발표로 단기간의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실적 턴어라운드를 감안할 때 주식 비중을 확대할 기회로 삼을 것을 추천한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신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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