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에도 은행주 일제히 하락지난달부터 은행들 예대금리차 공시 시작특별대손준비금 제도 추진···배당 우려도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은행업종 지수인 KRX은행의 지수는 582.16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달 25일 658.52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4.1% 감소한데에 비해서도 큰폭 하락한 모습이다.
개별사로 살펴보면 이 기간 중 우리금융지주는 -8.1%, KB금융지주는 -6.9%, 하나금융지주는 -6.1%, 신한금융지주는 -6% 등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한은은 치솟는 물가와 원달러 환율 등을 고려해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사상 처음으로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특히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인터뷰를 통해 "물가상승률이 4~5%의 높은 수준을 보이는 한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금리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이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은행주가 수혜주로 여겨진다. 금리가 올라가면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 마진)이 확대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예대금리차 공시에 이어 특별대손준비금으로 배당 우려까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은행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예대금리차를 공시하고 있다. 이는 앞서 금융당국이 금리상승기 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하고자 추진한데 따른 것이다. 예대금리차가 공개되면서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수신금리를 인상하는 등 은행들에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제도 도입으로 배당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진행된 제4차 '금융리스크 대응 TF 회의'에서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제도에 대해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대해서는 기존의 대손충당금, 대손준비금 적립에 더해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향후 예상되는 손실에 비해 대손충당금·준비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금융당국이 은행에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을 요구하는 제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예대금리차에 이어 배당으로까지 확산되는 규제 우려가 있다"며 "특별대손준비금이 배당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도 관건인데 은행측은 기존의 배당가능이익이 충분한 만큼 특별대손준비금을 대규모로 적립해도 배당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의 취지가 자본의 사외유출을 억제하고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자는 것인데 배당가능이익이 충분하다고 특별대손준비금 적립분을 전혀 반영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은 다소 낙관적인 해석으로 판단된다"이라며 "따라서 이번 이슈로 인해 올해 은행 주식배당금(DPS) 전망치는 기존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대손준비금은 손익에 영향은 없으나 배당가능이익의 차감 항목"이라며 "현재 배당 규모가 배당가능이익을 하회하기 때문에 당장 전년대비 DPS 축소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불확실성이 손익은 물론 배당까지 번지는 양상은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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