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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취임 100일···시장 평가는 제각각

이복현 금감원장 취임 100일···시장 평가는 제각각

등록 2022.09.14 16:53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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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 첫 원장으로 업계 기대와 우려 공존취임 후 전 금융업계와 '소통'에 집중당근과 채찍 확실···소비자 보호에도 힘써'강한' 금감원 두고 '관치 금융' 우려 여전 내부적으론 세대교체·조직 혁신 추진 중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이 원장이 지난 6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 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이 원장이 지난 6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 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금융감독원 사상 처음으로 '검사' 출신 원장이 된 이복현 금감원장이 취임 100일 맞았다. 기대와 우려 속에서 업무를 시작한 이 원장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관치금융'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 이 원장은 취임 후 20여차례 간담회를 개최하며 시장과의 활발한 소통으로 '당근과 채찍'을 명확히 했고 내부적으로는 역대 가장 어린 금감원장 답게 '젊은' 조직으로의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금융‧증권 범죄 엄벌, 이자장사 '경고'···'강한' 금감원으로=이복현 금감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시중은행과 금융투자, 보험사, 여신‧상호금융, 자산업계 등 전 금융권의 CEO들과 만나며 업계와의 소통을 강조했다. 이 원장이 한 달여 만에 만난 업계 관계자들이 100여명이 넘는다. 검사 출신 금감원장이 업계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전과 다른 금감원의 감독 방향을 각인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원장은 금융 비리 '척결' 의지를 전달했다. 취임사에서부터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종전과 같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며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은 시장질서에 대한 참여자들의 신뢰를 제고시켜 종국적으로는 금융시장 활성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직원의 700억원 횡령 사건이나 이상외환 거래 등 금융사고에 대해 고강도 검사에 착수하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작업대출‧보험 사기 등 민생과 연결된 금융사기 근절, 무차입 공매도 등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이 원장은 공매도 거래가 집중된 것으로 알려진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도록 하고 공매도 조사팀을 신설했다.

여기에 금리 인상기 시중은행들의 과도한 '이자 장사'를 막기 위해서도 나섰다. 윤석열 정부의 공약이기도 한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를 뒷받침 하는 것으로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면서 은행들에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조···자발적 참여 금융사엔 격려도=이 원장이 집중하고 있는 부분 가운데 한 축은 서민‧취약계층 보호다. 중소기업, 자영업자, 개인사업자 등 코로나19 이후 연착륙 할 수 있도록 금융사의 지원을 적극 요청하고 있다.

지난 7일 금융업권 협회장과 상호금융중앙회대표, 은행장 등 업계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유동성 부족 등으로 상환불능에 빠지게 되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일 뿐 아니라 금융회사 건전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금융권의 자율적인 역할과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에서도 새출발기금 등의 지원방안을 마련해 추진중이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차주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데 있어서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금융권 자율적인 상생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도 각 금융업권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줄 것도 요청했다.

또 금융지원에 적극 나서는 금융사엔 격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신한은행 남대문지점을 방문해 상인들과 직접 대화하는가 하면 은행의 취약차주 지원 노력에 감사하다는 뜻을 표했다. 당시 신한은행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취약차주 보호 정책을 내놓은데 따른 행보였다.

지난 5일에는 국민민은행의 자영업자 지원 프로그램 '찾아가는 KB 소호 멘토링스쿨' 현장을 찾았고 이어 6일에는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한 샌드위치 전문점을 찾아 자영업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관치 금융' 비판 여전···타당한 검사‧제재 수위 필요=그러나 일각에서는 '관치 금융' 우려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그간 금융업계에서는 무분별한 CEO제재나 먼지털기식의 검사 등을 두고 불만을 표했는데 이번에는 검사 출신 답게 '칼잡이식' 검사가 이루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예대금리차 경고에 은행들이 일제히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수신금리를 인상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 것도 '눈밖에 나서 좋을 것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 부패 척결을 앞세워 사정기관과의 협력이 강해지면 금융회사들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이란 걱정도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업계는 타업계와 비교해 더 심한 포지티브 규제를 방식을 적용 받고 있다"면서 "법 내에서 허용하는 것에서 조금만 빗겨나도 제재를 받게 되는데 사정기관의 압박이 세지면 영업하는데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성과‧능력 중심의 인사=금감원 내부적으로는 젊은 조직으로의 탈바꿈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최연소 금감원장인만큼 조직도 그에 맞는 쇄신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단행한 수시인사에서는 40대 부서장을 발탁하며 세대교체 신호탄을 쐈다. 금감원은 전문성과 업무능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인사로서 조직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최적임자를 임명했다 설명했다.

여기에 금요일마다 자율복장으로 출근하는 '캐쥬얼데이'에 맞춰 면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격의 없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30일 빅테크·핀테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도 업권 분위기에 맞게 피케셔츠에 면바지 차림으로 참석해 주목받았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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