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취임 100일 출입기자 간담회 개최금융범죄 엄정·공정한 금융시장 만들 것자산운용사 위법 발견되면 강하게 대응금융사 CEO제재 세련되고 엄중한 잣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인사말에서 "시장 변동성 확대에 편승한 불공정거래와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금융범죄에 엄정 대응해 투명하고 공정한 금융시장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자산운용사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 원장은 "일부 자산운용사는 (속된말로) '그냥 오늘만 산다'라는 그런 느낌이 드는 때도 있다"면서 "자산운용사의 기능을 존중한다 해도 간과할 수는 없고 혹여 위법사항이 발견된다면 가능한 한 강하게 대응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차명 투자 의혹을 받고 있는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전날 열린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직무정지라는 중징계에 처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공매도 조사와 관련해서는 "한 달 반 정도 거래소의 무차입 공매도를 봤고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절차는 계속 흘러갈 것"이라면서 "그 외는 불공정거래 조사인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매도 제도 자체를 셧다운 하기보다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기회균등을 준다면 공매도 제도에 대한 오해가 풀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직원의 횡령사건을 두고 CEO 징계와 관련, 지나치게 신중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일률적으로 CEO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신중하게 살펴보자는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의사 결정할 때 피하겠다는 얘기는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나은행 DLF 관련 항소심 변론기일이 미뤄진데 대해 "재판부가 바뀌는 중에 밀린 것"이라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들은 대법원에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고 그 결정에 따라 우리가 받아들이고 우리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결정자의 책임의 범위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보고 법원의 결정이 미리 정해져있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거액의 이상 해외 송금 사건에 대해서도 입을 뗐다. 그는 "생각보다 규모가 늘어날 수도 있고 금액이 얼마냐에 따라 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수 있어 법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공개할 것"이라면서 "금액이 더 늘어나면 10조원 단위가 될 수 있는데 일선에서 했으니 아무도 책임이 없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의 감독 방향에 대해 합리적이면서 세련된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주식시장 시장조성자인 9개 증권사의 시장 질서 교란 행위 혐의에 대해 위법이 아니라며 금감원의 판단을 뒤집은 것에 대해 "2~3건 정도를 분리했으면 제재 결과가 금감원이 바라는 대로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면서 "지금 발생한 사고들과 관련된 최고위급에 대한 책임을 가리는 데 있어 훨씬 더 세련되고 엄중한 잣대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처음 시행된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와 관련해서는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 시행 전 고민이 컸다"면서 "신용등급별 금리차가 나고 이것을 설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핵심적인 정보가 한눈에 들어올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공시제도를 시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대금리차 공시는 시장지배적, 독과점적 상황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경험적 차원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리는 것"이라며 "예대금리차 공시에서 정보 왜곡이 생기는데 이 왜곡을 줄이면서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금감원 내부 조직 쇄신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선 "최근 수시 인사를 두고 내부적으로 불만이 제기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조직이 활력 있고 건강한 경쟁을 위해선 능력을 통해 인정 받은 분들이 인사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방법으로든 자기 만족, 성과를 발현하도록 하는 조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수시인사 때 일부 인사 한 것 외에 장기적인 (인사)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원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려 노력했고 유관기관과 정보 공유를 확대해 공조를 강화하고자 노력했다"면서 "다만 시급한 사안들에 집중하다 보니 장기 과제를 살펴볼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아쉽다"며 취임 후 100일간 소회를 밝혔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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