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예대금리차 공시 고민 커···소비자 선택 늘리는 것"

예대금리차 공시 시장왜곡 줄이며 지속

금감원 내부 장기적 인사 시스템 고민

투명하고 합리적인 금융감독 방향 강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9일 열린 동아시아.태평양지역 금융감독기관장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EMEAP GHOS)를 주재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 시행 전 고민이 컸다"면서 "신용등급별 금리차가 나고 이것을 설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핵심적인 정보가 한눈에 들어올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공시제도를 시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예대금리차 공시는 시장지배적, 독과점적 상황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경험적 차원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리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처음으로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행된 이후 정보에 왜곡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융소비자를 위한 정보 제공이 우선돼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예대금리차 공시에서 정보 왜곡이 생기는데 이 왜곡을 줄이면서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면서 "예대금리차 공시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세대교체 의지를 드러낸 수시 인사를 두고 내부적으로 불만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선 "조직이 활력 있고 건강한 경쟁을 위해선 능력을 통해 인정 받은 분들이 인사 대상이 되어야 한다"면서 "기계적인 인사가 아닌 적임자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방법으로든 자기 만족, 성과를 발현하도록 하는 조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수시인사 때 일부 인사 한 것 외에 장기적인 (인사)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총파업과 관련해선 "이렇게 어려운데, 조금 서로 잘 상생 협력해서 좀 가급적 잘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면서 "저희는 기본적으로는 전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을 해 큰 금융사고가 안 나는 것, 시스템에 오류가 없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사별로 컨틴전시 플랜이 있는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금감원의 감독 방향을 두고는 그간 밝혀온 대로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은 물밑에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시장 불안감을 완화할 수 있도록 입체적이고 세련된 방식의 금융감독 정책을 펼칠 것"이라면서 "모든 감독업무가 합리적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집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내외 불안요인에 선제적‧협력적으로 대응해 금융시장 안정을 지켜나가고 금융회사의 위기대응능력 강화를 통해 대내외 충격에도 건전성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면서 "유동성이 취약한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 현황 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금융소비자 보호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며 "금리 상승기에 서민의 금융부담을 경감하고 불합리한 금융관행을 개선할 수 있도록 금융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불공정거래와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금융범죄에 엄정 대응해 투명하고 공정한 금융시장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원장은 "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대비해 금융산업의 '지속 가능한 혁신'을 지원하겠다"며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발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산업 감독 방향에 대해서는 "시장규모와 소비자 선택권 강화를 양축으로 하되 독과점 문제나 정보비대칭으로 인한 교란이 없는지 살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자산 규율체계 마련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금융산업의 잠재력을 제한하는 낡은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 효율성과 역동성을 진작시키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한편 이 원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려 노력했고 유관기관과 정보 공유를 확대해 공조를 강화하고자 노력했다"면서 "다만 시급한 사안들에 집중하다 보니 장기 과제를 살펴볼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아쉽다"며 취임 후 100일간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