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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투자 삭감···삼성도 파운드리 딜레마

TSMC 투자 삭감···삼성도 파운드리 딜레마

등록 2022.10.17 13:00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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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올해 연간 투자액 10% ↓···매크로 불확실성 탓 점유율 좁혀야 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투자 확대 고민 상반기 투자는 3.3조원 줄고, 올해도 TSMC 대비 4분의 1 수준 삼성전자, 미세공정 로드맵 앞서···3나노 위한 투자 필요

TSMC 투자 삭감···삼성도 파운드리 딜레마 기사의 사진

세계 1위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도 '반도체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투자 예산을 삭감해 '허리띠'를 졸라맨 것이다. 난처해진 건 삼성전자다. 파운드리 점유율을 좁히기 위해 3나노(1nm는 10억분의 1m) 중심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불확실한 업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7일 로이터통신 등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해 연간 투자 예산을 최소 10% 삭감했다. 올해 7월에는 400억~440억 달러의 자본적지출(capex)을 예상했으나 360억달러(약 51조4000억원) 수준까지 줄였다는 얘기다. TSMC가 투자 예산을 줄인 배경에는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 탓이 컸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증가와 전방산업의 수요 예측에 어려움이 따른 것이다.

사실 TSMC는 투자 예산을 줄일 만큼 실적 전망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 TSMC의 올해 3분기 매출은 6131억4300만 달러(약 27조456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인텔의 반도체 예상 매출이 각각 24조6700억원, 22조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업계 1위로 예측된 셈이다. 시장에선 TSMC가 올해 반도체 매출 1위 기업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23년은 반도체 산업이 쇠퇴할 것"이라며 "TSMC도 면역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TSMC가 속도 조절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는 고민이 깊어졌다.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미세공정 비중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시장 전망이 어두워지자 투자 확대가 녹록지 않아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부터 세계 최초 GAA(Gate-All-Around) 기반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고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TSMC보다 미세공정 로드맵을 앞당긴 계획이다. TSMC는 2나노 양산 시점을 오는 2025년으로 설정했지만 1.4나노 생산 시점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세공정을 끌어올리지 않고선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TSMC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53.4%, 삼성전자는 16.5%에 그쳤다. 더군다나 트렌드포스는 "TSMC의 2분기 5/4나노 매출은 고객사가 고급 노드에 대한 신제품을 늘려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반도체는 나노 단위가 낮을수록 첨단 제품이며 미세공정 비중은 크게 확대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024년부터 3나노(16.1%)가 5나노(15.9%) 비중을 넘어설 것이라 했다. 삼성전자가 TSMC를 뛰어넘으려면 고객사를 끌어모아 3나노 기반 반도체 생산량을 늘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시장에선 3나노 공정이 파운드리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미세공정 비중을 늘리려면 수조원 가량의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올해 삼성전자는 투자를 줄이고 있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기준, 반도체(DS) 부문 투자액은 17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3000억원 이상 줄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업별로 세부적인 투자 계획이 있듯이 삼성전자도 예상되는 수요에 맞춰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획했던 투자액에도 차이가 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예측한 삼성전자의 올해 설비 투자 금액은 약 120억 달러다. 당초 TSMC가 집행하기로 한 투자(440억 달러) 규모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미 전체 투자액에도 차이가 벌어져 있는 만큼 추격자인 삼성전자 입장에선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딜레마에 빠져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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