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태양광 사업 초창기 멤버···연구소장까지 역임고출력 프리미엄 모듈 개발 업적, 임원급 연구위원 승진도中 저가공세 등 수익성 악화로 사업 철수하자 한화로 옮겨 페로브스카이트 기술 개발 총괄, 2026년 세계 첫 양산 목표
18일 한화큐셀과 태양광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지난달 김 센터장을 큐셀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페로브스카이트 담당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현재 CTO는 공석이다. 기존 CTO이던 정지원 부사장은 최근 퇴임 후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1970년생인 김 센터장은 연세대 금속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LG전자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김 센터장은 LG전자의 태양광 사업 초창기 멤버로 꼽힌다. '금성' 시절이던 1980년 중반부터 태양광 관련 연구·개발(R&D)을 시작한 LG전자가 태양광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것은 2006년이다. LG전자는 약 1년간의 태양전지 시장성 검토를 진행했고, LCD패널 제조 공정과 유사한 박막 태양전지 제조를 선언했다. 당시 LG전자 솔라사업부 소속 연구원이던 김 센터장은 박막 태양전지 R&D에 참여했다.
LG전자는 업계 후발주자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2010년부터 태양광 패널(셀·모듈) 사업을 시작했고, N 타입과 양면형 등 고효율 모듈 위주로 사업을 전개했다. 김 센터장은 2013년 세계 최고 수준인 300와트(W)급 고출력 태양전지 모듈 개발에 성공하며 LG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을 실현시켜줬다. 이전까진 260W가 최고 출력이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LG전자 연구개발상 본상을 수상했고, 2014년에는 임원급 연구위원으로 승진하면서 솔라연구소장까지 역임했다.
하지만 LG전자 태양광 사업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로 인한 수익성 하락, 폴리실리콘 등 원자재 비용부담 상승 등으로 침체되기 시작했다. LG전자는 태양광 사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단독 조직이던 솔라연구소를 2019년 신설된 BS(비즈니스 솔루션)사업본부로 이관시켰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대에 그쳤고, 매출은 꾸준히 하락곡선을 그렸다. 결국 LG전자는 올해 6월 태양광 사업을 전면 철수했다.
한화큐셀로 적을 옮긴 김 센터장은 태양광 '꿈의 소재'로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 기술을 적용한 태양전지 개발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두 개의 양이온과 하나의 음이온이 결합된 결정구조를 갖춘 페로브스카이트는 광물로, 기존 폴리실리콘 소재보다 원가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또 빛을 전기로 변환시키는 효율은 물론 전기를 빛으로 변환시키는 발광 효율이 높다.
한화큐셀은 2026년 6월까지 세계 최초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 기술을 상용화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놨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절대적인 기술 우위를 확보해 장악력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탠덤 셀의 상부 셀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가 자외선이나 가시광선 등 단파장을 흡수하고, 하부에서는 실리콘이 적외선 등 장파장의 빛을 흡수한다. 상·하부 층에서 서로 다른 영역대의 빛을 상호 보완적으로 흡수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실리콘 기반 셀의 발전 효율 한계는 이론상 최대 29% 수준을 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탠덤 셀의 이론 한계 효율은 44% 수준이며, 실제 양산시 효율도 35%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시중에 유통되는 퍽(PERC) 셀 대비 최대 2배 이상의 발전 효율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 태양광 사업은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졌지만, 한화와 함께 우리나라 태양광 인력을 육성하는 양대 축이었다"며 "정 전 부사장이 LG전자 솔라연구소장 출신이라는 점은 이를 대변한다. 김 센터장은 한화큐셀의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셀 양산 시점을 맞추고,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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