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저성장 극복 위해 출산장려·고령인구 대책 필요"노인 부양비 급증, 연금 고갈 우려로 MZ세대 부담감↑정부 15년간 관련 문제 극복 위해 380조2000억 투입"고용·주거 등 포괄적인 정책과 컨트롤타워 세워야"
- 편집자주
- 한국경제가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중 갈등 등 대외 여건 악화에 이른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위기로 인해 수출과 소비 모두 위축된 상황입니다.
뉴스웨이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우리 경제 주력 세대로 부상한 MZ세대에게 이 위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또 향후 우리 경제를 책임질 이들에게 위기를 돌파할 해법도 들어봤습니다. 대기업 및 중소기업 직장인, 공무원, 교수, 대학원생 등 214명의 MZ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MZ세대는 새로운 경제 활력 방안을 위한 제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뉴스웨이는 조사 결과를 현 정부의 '경제 아젠다'로 제안하고, 경제리더들의 생각을 더해 한국경제의 '혁신의 길(New's Way)'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구조가 급속도로 변화하며 MZ세대도 이에 대한 위기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고령화 속도를 고려할 때 노인 부양비의 급증, 연금 고갈, 일부 지방 도시 소멸 등 다양한 문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장기간 '인구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정책을 펼쳤으나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MZ "저성장 원인, 저출산·고령화에 있다"=뉴스웨이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는 한국 경제 성장률 저하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와 그에 따른 생산성 감소'(26.64%)를 꼽았다.
이 외에도 노동시장 경직으로 인한 생산요소 배분의 왜곡 및 생산성 저하(23.36%), 산업과 기업 부문의 혁신과 경쟁력부족(17.26%), 인적자본 투자 효율 저하에 따른 양질의 인적자본 형성 부진(17.29%) 등이 MZ세대가 생각한 경제 성장률 저하 원인으로 나타났다.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에 대해서도 가장 많은 25.23%가 '출산장려 및 고령인구 활용 대책 마련'이라고 답했다. 2위는 신성장동력 등 유망산업 육성 지원(21.96%), 3위는 노동시장 구조개혁(19.39%)이었다.
이에 대해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출산·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생산인구가 줄어들고 향후 연금을 납부할 인구도 줄어들고 있다"며 "MZ세대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정작 자신들이 연금을 받을 때에는 연금이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설문조사 결과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국은 지난 2020년 국내 총인구가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는 2022년 5200만명에서 2070년에는 3800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산율은 참담한 수준이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1명으로 1970년 대비 3.72명 감소했다. 이는 홍콩을 제외하면 세계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생산연령인구(15~64세) 구성비는 1970년 54.4%에서 2012년 73.4%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71%, 2040년 56.8%, 2070년에는 46.1%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380조 예산 투입에도 인구성장률 감소세 확대=반면 정부의 저출산·고령화 대책은 아직 성과가 미비하다.
감사원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저출산·고령화 대책 성과분석'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5년간 저출산·고령사회 극복을 위해 투입한 예산은 380조2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대규모 자금 투입에도 한국의 인구성장률은 고꾸라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세계 인구성장률은 0.83%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의 경우 이보다 낮은 -0.2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인구 구성비의 경우 2022년 17.5%에서 2070년 46.4%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70년 세계 인구 중 고령인구 구성비 예상치인 20.1% 대비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인구경제학자인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인구변화는 시대변화와 같은 말이다. 저성장과 인구감소는 같이 움직이며 선진국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문제는 이것을 극복할 수 있으냐인데 한국은 고비에 서있다. 지금대로라면 감축사회는 불가피하다"라고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도 인구위기대응 전담반(TF)을 통해 인구구조 변화 예상 시점에 따라 3단계 맞춤형 전략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2025년까지 출산율 하락, 학령인구 감소, 병력자원 감소, 지역소멸 확대 등에 대응한다.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중기 대책의 경우 경제활동인구 감소와 고령자 급증 등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통해 관련 대책을 마련한다.
2030년 이후의 장기 대책을 위해서도 공적연금 수지 악화와 노인부양비 급증에 따른 복지제도의 안정성 저하 문제에 대해 논의를 지속할 계획이다.
전 교수는 "인구 자연감소를 이겨내는 방식은 없다. 인구 증가가 아닌 인구 감소 속도를 완화하거나 적응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라며 "우리 정책 목표는 인구 증가만을 생각하다보니 출산에 초첨이 맞춰져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산은 인구 감소 여러 원인 중 하나이고 고용, 주거, 조세 등 포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시선을 넓혀 다양한 부처가 연계한 아젠다를 세팅해야 한다. 부처 위에 상위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그 속에서 출산과 가족과 관련된 이슈를 효과적으로 재배분·재설정하는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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