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인사 중심 '폐쇄적 후계구도' 도마 위금감원 역시 서둘러 '지배구조 점검' 착수 예년처럼 외부인사가 회장에 낙점될 수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BNK금융지주와 캐피탈, 자산운용 등의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김지완 회장과 한영증권을 둘러싼 의혹은 물론, 지배구조까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정감사 중 관련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감사에서 한 여당 의원은 김지완 회장이 자신의 아들을 위해 한양증권에 그룹 채권을 몰아줬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의 아들 A씨가 2020년 이직한 직후 한양증권이 BNK그룹 계열사 발행 채권 인수단에 선정돼 채권을 대량 인수했다는 이유다. 실제 지난 3년간 한양증권이 사들인 BNK금융 채권은 누적 1조1900억원에 이른다.
또 여당은 BNK금융의 경영승계 시스템도 짚고 넘어갔다. 회장 후보군을 지주 사내이사와 자회사 CEO 등으로 제한함으로써 김 회장 중심의 폐쇄적 지배구조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BNK금융 안팎에선 정치권의 문제 제기에서 비롯된 금감원 검사로 그룹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차기 CEO를 둘러싼 경쟁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란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그간 업계에선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를 김 회장의 후임자로 지목해왔다. 지주 내부 규정대로라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BNK캐피탈을 비롯한 자회사 대표가 후보에 오를 수 있는데, 차기 회장으로 불릴 만한 인물이 없는 와중에 이들 두 사람이 두드러진 행보를 이어온 바 있어서다.
실제 안감찬 행장과 이두호 대표는 각각 은행·투자BU(비즈니스유닛)를 이끌면서 그룹의 새 먹거리 창출에 힘쓰고 있다. 은행BU는 부산·경남은행과 신용정보·시스템, 투자BU는 캐피탈과 저축은행·증권·자산운용 등 비슷한 특성의 자회사로 꾸려진 매트릭스 조직이다. 종합 자산관리서비스 설계, 투자사업 협력 등 역할을 지닌다.
또 안 행장과 이 대표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지주 비상임이사로서 활동 중이다. 김 회장은 2017년 10월 이봉철 이사의 사퇴 이후 4년 반 만에 비상임이사직을 부활시켰고 두 사람에게 그 자리를 맡겼다. 그만큼 이들에 대한 신임이 두텁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이 집중 공세에 나서면서 BNK금융의 후계구도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 됐다. 거센 요구에 못 이겨 BNK금융이 규정을 바꿀 경우 예년처럼 정부의 지지를 등에 업은 외부 인사가 회장에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그룹과 지역사회에선 이른바 '낙하산 인사'에 대해선 상당히 부정적이다.
부산은행 노조는 공식 성명을 통해 "정권이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해 내년 3월 끝나는 김 회장의 임기를 겨냥, 친정권 인사를 지주사 회장으로 꽂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경실련 역시 "이번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의혹이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면서도 "이번 의혹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낙하산 인사를 내려 보낼 시도가 있다면 지역사회의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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