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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인천국제공항···그룹의 마지막 희망으로 아시아나 떼고 건설 초심으로

부동산 건설사 랜드마크로 보는 건설社 흥망성쇠|금호건설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인천국제공항···그룹의 마지막 희망으로 아시아나 떼고 건설 초심으로

등록 2022.11.04 08:34

수정 2022.11.14 16:25

장귀용

  기자

세계 5대 공항·국내 최대공항···4~5단계도 금호가 주관금호고속은 적자 지속···금호그룹의 마지막 남은 보루최근 5년 간 실적 상승세···공항건설 등 공공사업 집중주택사업이 받치고, 신사업 발굴로 새 동력 찾아 나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인천국제공항···그룹의 마지막 희망으로 아시아나 떼고 건설 초심으로 기사의 사진

형형색색 옷에 커다란 가방을 든 들뜬 표정의 여행객들, 먼 이국땅으로 떠났던 사랑하는 가족‧연인의 귀환을 기다리는 가족들, 큰 꿈을 안고 떠나는 유학생. 인천국제공항에서 매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지난 10월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명에 달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하루 7000명 수준까지 급감했던 일이 무색하다. 업계에선 현재 추진 중인 4~5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인천공항이 세계 3대 공항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다고 본다.

세계 5대 공항이자, 국내 최대 공항으로 꼽히는 인천국제공항도 갯벌 사이 볼록 솟은 섬에 불과하던 시절이 있었다. 공항이 들어선 영종도와 용유도 일대는 드넓은 갯벌과 희귀 철새도래지로 알려지면서 환경단체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부지 선정도 1971년 신국제공항건설이 처음 구상됐을 땐 후보지에 포함되지도 않았다가 1990년에 최종 후보지로 낙점됐다. 2001년 3월 제1여객터미널이 개항하면서 운영을 시작했다.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을 지은 것은 흔히 말하는 10대 건설사가 아니다. 호남을 기반으로 성장한 금호그룹의 금호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현재 진행 중인 인천공항 4~5단계 사업도 금호건설이 주관하고 있다.

◇차근차근 성장해온 금호, 몰락은 한순간=금호그룹은 전라남도 나주출신으로 일제시대 당시 경찰 간부를 지낸 故 박인천 회장이 1946년 '광주택시'를 세우고 택시사업을 시작한 데서 태동했다.

현재 금호그룹은 2015년 석유화학부문을 담당하고 있던 박찬구 회장이 대법원 판결로 '금호석유화학그룹'을 계열분리해서 나가면서 그룹이 반토막 났다. 그룹의 중심 회사였던 아시아나항공도 2020년 매각이 결정됐다. 금호고속과 금호건설만 남아 사실상 중견기업으로 추락한 상태다. 금호고속은 박삼구 회장이 지분 31.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금호고속이 지분 44.56%를 통해 금호건설을 지배하는 구조다.

업계에선 금호가 몰락한 대표적인 원인으로 박삼구 회장이 무리하게 추진한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무리한 M&A(인수합병)와 박 회장의 무능과 부정을 꼽는다. 이 과정에서 형제상속 원칙을 깨는 등 그룹 내 불화도 생겨났다.

박 회장은 대우건설에만 6조6000억원 등 기업인수에 10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었다. 문제는 자금의 절반가량이 교환사채 등 빚이었다는 것. 결국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에 그룹전체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져 거의 대부분의 계열사가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관리를 받게 됐고, 금호렌터카, 금호타이어 등 계열사가 팔렸다.

금호건설이 지분 30.8%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매각절차가 진행 중이다. 결합승인이 완료되면 대한항공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지분 63.9%를 확보할 예정이다. 금호건설은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1년 내 처분해 대출상환과 자금 확보에 쓰기로 했다.

박삼구 회장 개인의 문제도 많다. 박삼구 회장은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금호터미널을 헐값에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매입하는 등 기업의 곳간을 탈탈 털었다. 그 결과 아시아나항공은 부실에 빠졌고 채권단에 의해 매각이 결정됐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6544%에 달한다. 박 회장은 이러한 부당지원과 회삿돈 3000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8월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마지막 희망 '금호건설'···항공업에선 떠났지만, 공항건설은 계속된다=금호건설은 금호그룹을 지탱하는 마지막 보루다. 매각이 결정된 아시아나항공은 곧 품을 떠날 예정이다. 금호고속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금호건설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상황이다.

금호건설의 실적이 계속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금호건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매년 커지고 있다. 최근 5년 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2017년 1조2979억원 ▲2018년 1조3767억원 ▲2019년 1조5977억원 ▲2020년 1조8926억원 ▲2021년 2조65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꾸준히 증가해서 지난해에는 1115억원을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많이 올랐다. 한 때 23위까지 떨어졌던 금호건설의 시공능력평가순위는 올해 15위로 지난해(22위)보다 7계단 뛰어올랐다. 업계관계자는 "재무전문가로 꼽히는 서재환 대표이사 취임이후 실적과 재무상태가 상당히 개선된 것 같다"고 했다.

공항건설 사업은 앞으로 금호건설의 주요 먹거리로 꼽힌다. 금호건설은 인천국제공항 외에 무안공항, 양양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 등 우리나라 공항 건설에 앞장서 참여하면서 국내 최다 실적을 쌓았다. 업계관계자는 "경쟁사인 엘티삼보와 삼성물산은 해외에서 주로 공항 실적을 쌓은 반면, 금호는 국내공항 실적이 업계에서 가장 커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정부는 당장 내년부터 다수의 공항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새롭게 추진되는 공항으로는 가덕동 신공항을 비롯해 ▲새만금 신공항 ▲제주 2공항 ▲흑산 공항 ▲백령 공항 ▲서산 공항 ▲울릉 공항 ▲경기남부 민간 공항 ▲포천 민항 ▲대구공항(이전) 등이 있다.

전통 분야인 주택사업의 비중도 커졌다. 주택사업은 2017년 금호건설 전체 매출의 약 19% 불과했지만, 지난해 기준 45% 수준까지 커졌다. 아파트에는 '어울림' 브랜드를, 주상복합에는 '리첸시아'를 적용하고 있다.

신사업 개척을 통한 사업다각화도 추진하고 있다. 경상북도 경주시와 공동으로 개발한 하수처리기술 'GK-SBR공법'이 2일 환경부의 인증을 획득했다. GK-SBR공법은 세분화된 오염제거 공정으로 기존 대비 질소와 인 제거효율이 각각 20%, 5% 올랐고, 시설용량도 30%이상 크다. 2030년 이후 지은 지 25년 이상 된 하수처리시설의 비율이 50%에 육박할 예정이란 점에서 수요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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