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수장 '신격호, 신동빈' 뚝심으로 이뤄낸 역작시공비만 4조3천억원 초고층, 6년3개월만에 준공과거 평화건업사 롯데그룹 인수로 건설역사 시작신격호 회장 동생 신준회 회장이 대표이사 맡기도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 프로젝트는 1987년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총괄회장이 "잠실에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며 대지를 매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롯데월드타워가 세워진 잠실 부지는 1987년까지만 해도 서울시 소유였다. 당시 롯데는 서울시로부터 송파구 잠실 부지를 매입하며 2002년까지 지상 112층짜리의 초고층빌딩을 완공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계획을 세우면서 매입했다. 그러나 이후 집권한 정부에서 줄줄이 불허가 났는데 결국 이명박 정부가 되어서야 가까스로 건설허가를 받게 됐다. 그리고 2017년이 되어서야 준공됐다. 특 롯데타워는 지난 2010년 11월 건축허가를 얻어 착공한 지 6년만에 준공됐다.
창업주 신격호 전 회장의 마천루 꿈이 30년 만에 이뤄진 셈이다. 30년이라는 오랜 시간은 차남인 신동빈 회장의 숙원사업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롯데건설은 1978년 롯데그룹이 평화건업사를 인수한 이후부터 본격적인 건설업의 역사가 시작됐다. 평화건업사는 1959년 변형권 창업주가 회사를 세우고 1962년 대영토건을 합병한 뒤, 1968년 토목, 건축, 도로포장공사 등 면허 취득한 이후에는 사우디아라비아로까지 진출한 건설회사였다. 1968년부터 시작된 경부고속도로 공사와 1970년 서울지하철 1호선 건설 공사 등을 각각 참석하면서 회사를 키워냈다.
롯데그룹이 이 회사를 인수한 이후에는 '롯데평화건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당시 고 신격호 회장 동생인 신준회 회장이 대표이사 맡았다. 평화건업사로 법인 전환한 뒤 1975년 사우디아라비아 61-B 도로공사 수주를 계기로 해외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이후 우진건설과 평화건업을 인수하며 해외 건설 수출 대열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이후 1981년 현재의 사명인 '롯데건설'로 변경하며 기업 이미지를 탈바꿈하고 국내의 토목, 건축공사 및 그룹 내 자체공사에 주력했다. 1992년에는 롯데건설이 국내 재계 100대 기업에 자리매김했으며, 내실있는 경영을 기반으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후 1998년 인주콘크리트공업을 합병하고 이듬해 주상복합 브랜드 '롯데캐슬' 및 아파트 브랜드 '롯데 낙천대'를 각각 런칭했다.
특히 1999년 '롯데캐슬' 브랜드 도입은 롯데건설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롯데캐슬은 "성과 같이 좋은 아파트를 짓겠다"라는 뜻에서 단지 전면을 화강암으로 축조했고, 입주자가 아파트 입구에 들어설 때 유럽 성의 주인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건설은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의 새 강자가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은 '롯데 낙천대' 브랜드는 2006년에 자연스럽게 폐지됐다.
2000년대 이후에는 그룹의 복심이자 진골 출신을 비롯한 전문경영인 CEO들이 각각 롯데건설을 맡으며 회사의 흥망성쇠를 함께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박창규, 김치현, 하석주 대표 등이다.
먼저 박창규 사장은 2009년 롯데건설 사장에 부임한 인물이다. 원래는 대우건설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 2006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기까지 30년 동안 토목과 해외영업을 담당했다. 그는 온화한 성품이지만 업무를 수행하는 데는 추진력있는 덕장으로 후배 건설인들에게 귀감이 되는 국내 건설산업의 원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건설 사장으로 부임할 당시에는 앞서 언급한 롯데월드타워 공사가 한창 중이었다. 그는 회사의 고속 성장을 위해 수주 7조원이라는 목표를 세우며 경영 계획을 세웠지만 롯데월드타워 건설과정에서 부실시공 논란, 인명사고 등 잡음이 끊이지 않자 경질됐다. 그는 2016년 지병으로 별세했다.
박창규 사장 후임으로 들어온 롯데건설 수장은 김치현 사장이었다. 그는 전형적인 진골 출신으로 1982년 호텔롯데로 입사해 2002년 그룹 정책본부 감사실 이사, 롯데캐논 상무, 롯데건설 상무(해외영업본부장)를 거쳐 2009년 롯데알미늄 대표이사를 지낸 이력이 있다. 당시 그룹의 숙원사업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지휘하는 롯데건설 사장을 맡게 됐다.
이후에는 하석주 롯데건설 현재 사장이 바통을 이었다. 롯데월드타워 준공 시기에는 롯데건설 부사장을 맡았다. 하석주 사장 역시도 롯데그룹의 전형적인 진골 출신 CEO다. 실제 그는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해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을 거친 이후 롯데건설에서 인사와 기획 업무를 담당했으며 경영지원본부장과 주택사업본부장을 거치는 등 대부분 롯데그룹 내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지난 2017년 2월 말 전임 롯데건설 대표이사 김치현이 일신상 이유로 사임하자 뒤를 이어 롯데건설 새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롯데건설이 전년도인 2017년에 주택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낸 데다 롯데월드타워를 성공적으로 완공한 점을 인정받았다.
그는 롯데건설 대표이사로 부임한 이후부터 롯데건설의 수익성을 강화해서 성과를 내며 이를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사업 부문에서 무분별한 수주 대신 선별적 수주에 집중하는 한편 안정적으로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국내 재건축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다 임대관리업 쪽으로도 손을 뻗고 있다.
특히 하석주 사장은 2017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주택사업 강화에 집중했다. 지난 2013년부터 주택본부사업장을 겸임해 건설사의 주된 수익원인 주택사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평가다. 실제 그가 취임한 이후부터 롯데건설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와 신반포13차, 신반포14차, 방배14구역 등 알짜배기 사업장 수주를 휩쓸었다. 롯데건설은 2018년 시공능력 평가 순위도 전년도 9위에서 8위로 올랐다. 2022년 현재는 동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의 주택사업 강화 덕분에 현재 롯데건설은 도시정비 누적 수주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도 적극 진출했다. 그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롯데그룹의 동남아시아 주요 공략국가에서 사업영역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는데 특히 롯데건설이 해외사업에서 부동산 종합개발사업자(디벨로퍼)로 거듭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건설은 2019년 2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주택 및 신도시 개발사업을 위한 현지 개발법인 '롯데랜드'를 세웠다.
롯데건설이 롯데월드타워라는 숙원사업을 간신히 이뤄내고 그 이후에는 회사 수익성에 열을 올리며 여느 때보다 승승장구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 IPO(기업공개)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지배 구조 개편을 목적으로 롯데건설의 상장을 진행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yoon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