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4차례 자이언트스텝 밟으며 공격적 긴축한미금리차 1%p까지 벌어졌다가 0.75%p로 축소연말엔 확대···자본유출·수입물가 올라 물가 자극"금리 역전 자체로 위기 아니야···여러가지 고려"
한국은행이 2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미간 금리차는 일단 0.50%p~0.75%p로 좁혀졌다. 지난 2일(현시지간) 연준이 기준금리를 3.75∼4.00%로 올리면서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포인트로 확대된 바 있다. 한미 금리 차가 1%포인트로 벌어진 건 2018년 3월∼2020년 2월 이후 2년여 만의 일이다.
한미 금리 역전은 미 연준이 7월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서 0.25%p 역전됐다. 당시 한은은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단행하며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냈지만 미 연준이 6월에 이어 7월에도 기준금리를 0.75%p 올리면서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이후 한국은행은 8월 0.25%p, 10월 0.50%p로 기준금리를 올렸고 미 연준은 9월과 11월까지 네 차례 연속 0.75%p를 인상하면서 역전폭은 9월 0.75%p, 10월 0.25%p, 11월2일 1.0%p, 11월24일 0.75%p가 됐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며 이번에도 금리를 올려 금리차를 줄였지만 내달 연준이 '빅스텝'을 밟게 되면 기준금리는 1.25%p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는 지난 2000년 1.50%p까지 역전된 이후 22년만이다. 12월엔 한은은 통화정책결정 금통위가 없기 때문에 금리차는 내년 1월까지 유지된다.
한미 금리 차가 커지게 되면 외국인 투자금이 미국으로 쏠리는 등 외화자본 유출이 가능성도 높아져 우려의 대상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해 환율 시장 안정도 해치게 된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물가가 오르게 되고 이는 물가를 자극해 5%대 고물가가 장기간 지속되는 악순환이 생길 우려도 크다.
다만 시장의 우려와는 다르게 중앙은행의 수장인 이창용 총재는 한미 금리 차만으로 위기를 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달러가 강세가 돼서 원하 절하가 되는 것은 위기가 아니다"라며 "자연스러운 변동환율제에서 같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졌음에도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이겠다는 발표만으로 환율 시장이 안정됐다"면서 "이것은 금리 격차 자체가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한 요인이지 다가 아니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칙적으로 (금리차가)너무 많이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기계적으로 특정 수준을 타깃하거나 특정 수준 이야기하는 것도 바람직 하지 않다"면서 "레벨보다 속도를 고려해야 하는데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다"고 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획재정부 장관 역시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추 부총리는 "환율은 늘 시장에 의해서 정해지는데 다만 급격한 쏠림이 있거나 지극히 수급 불안이 일시 발생할 때 대응하는 것"이라며 "국제기구에서도 일정 부분 권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외환보유고가 4168억 달러다.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우리의 외환보유고는 충분하다, 외부 충격에 대응할 정도로(라고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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