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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류재철·정호영, '적자 탈출' 특명 받았다

LG 류재철·정호영, '적자 탈출' 특명 받았다

등록 2022.11.25 11:06

수정 2022.11.25 14:17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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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LG맨' 류재철 부사장, 사장으로 승진H&A, 3분기 실적 반토막, 4분기 적자 가능성1.2조원 적자 쌓인 LGD, 정호영 사장 임기 연장 체질 개선 나섰지만...내년에도 대규모 적자 분석

LG 류재철·정호영, '적자 탈출' 특명 받았다 기사의 사진

구광모 LG 회장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대부분 유임시키는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승진자는 총 160명으로 역대 최대 인사가 이뤄졌던 지난해 대비 19명 줄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 시대'에 접어들면서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이어지자 변화보단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요 계열사 중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기존 경영진에 재신임을 보였다.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류재철 H&A사업본부장과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뒀던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주인공이다. 기존 리더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 기업의 재도약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류재철 사장, 가전사업 반등 특명=LG전자 부사장 가운데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올라선 인물은 류 부사장이 유일하다. 승진 배경으로는 LG전자 이사회가 지난해 경쟁사인 미 월풀을 넘어서 세계 1위 가전업체로 올라선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임원 승진의 방향성은 미래준비 및 고객 경험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류재철 신임 사장은 1967년생으로 부산 동아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일리노이대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1989년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한 이후 LG전자 사업부장과 사업본부장을 맡아온 생활가전 전문가로 꼽힌다. 33년 동안 LG전자에만 몸담은 정통 'LG맨'으로 지난 2018년 부사장 승진 이후 4년 만에 사장으로 올라섰다.

현재 류 신임 사장은 실적 개선에 대한 부담을 지고 있다. 올해 3분기 LG전자 가전(H&A) 사업부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와 비교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심지어 4분기는 적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H&A 본부는 119억원의 적자가 추정된다"며 "가전사업이 적자를 냈던 것은 2009년이 마지막"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발목을 잡은 해운 운임료는 내년부터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306.84로 지난 6월10일 이후 22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11월26일(4601.97)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295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SCFI는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지수로 컨테이너 선사의 운임 지표로 활용된다.

또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에 따르면 선박의 일정 신뢰도를 뜻하는 정시성은 지난 9월 45.5%를 기록했다. 8월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작년과 비교하면 11.6%포인트 증가했고 2020년 11월(50.0%)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정시성이 50%를 나타내면 10척의 선박 중 5척이 정해진 선박 운항 일정을 지켰다는 의미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운반비로만 3조1046억원을 집행했다. 물류대란이 벌어졌던 지난해와 비교해 8000억원 이상 늘었다. 장기계약으로 묶여 있어 실질적인 운반비 인하는 재계약 시점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H&A는 물류비만 정상화 되어도 연간 영업이익이 최소 2조원 이상 개선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LG 류재철·정호영, '적자 탈출' 특명 받았다 기사의 사진

◆'재무통' 정호영 사장, 흑자경영 가능할까=올해 누적 적자만 1조2000억원 이상 쌓인 LG디스플레이는 정호영 사장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정 사장은 LG전자·LG디스플레이·LG생활건강 등 주요 계열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재무통'으로 평가된다. 경영환경은 4분기를 넘어 내년에도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 위기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 LCD(액정표시장치) 가격은 급락하고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의 수요가 줄어들자 재고량이 늘어난 것이다.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전방산업의 주문량 감소가 주요 원인이었다. 경기 불황은 여전하고 월드컵, 크리스마스 등 연말 이벤트 효과도 나타나지 않아 LG디스플레이는 4분기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의 수요 회복 시점이 요원한 가운데 정 사장은 회사의 체질개선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올해 시설투자(CAPEX)를 1조원 이상 줄이기로 했고 국내 대형 LCD 패널 생산 종료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기기로 했다. 또 최근에는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임직원에게 업무 변경 또는 계열사 전환배치를 통보하기도 했다. 해당 인력은 2~300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다만 내년에도 적자를 피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정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김소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는 5565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상반기는 비수기 및 IT 패널 수량과 가격 하락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하반기에 전방 수요 회복 및 LCD 패널 반등, OLED 패널 출하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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