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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행동주의 펀드 위상···코리아 디스카운트 제거 역군 되나

달라진 행동주의 펀드 위상···코리아 디스카운트 제거 역군 되나

등록 2022.12.16 14:04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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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톤, 태광산업의 흥국생명 유증 참여 저지주식 보유 목적 변경···적극적인 주주활동 선언주주환원정책 적극 나서며 기업 경영 기조 바꿔

달라진 행동주의 펀드 위상···코리아 디스카운트 제거 역군 되나 기사의 사진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이 잇따라 기업들을 상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초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을 상대로 정기주주총회에서 승리를 거둔데 이어 트러스톤자산운용(이하 트러스톤)도 태광산업의 흥국생명 증자 참여를 무산시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과거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던 행동주의 펀드들이 활발한 주주 활동으로 기업 가치를 높임에 따라 향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의 한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흥국생명의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트러스톤의 반대에 부딪혔다.

앞서 트러스톤은 지난 13일 태광산업에 "태광산업 일반주주의 이익을 명백히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태광산업 이사회에 "대주주가 아닌 회사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촉구한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흥국생명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지분 56.3%를 갖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이 전 회장 일가와 대한화섬 등 관계사가 모두 보유하고 있다. 반면 태광산업은 흥국생명 주식은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태광산업의 지분을 이 전 회장이 29.48% 보유, 이 전 회장 일가와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치면 지분율은 54.53%이다.

이에 트러스톤 측은 태광산업이 흥국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상법 제542조의9 제1항에 따라 금지되는 신용공여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유상증자를 찬성한 이사는 상법 제624조의2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고, 상법 제634조의3에 따라 태광산업 또한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주주대표소송을 통해 이사에게 책임을 묻는 등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트러스톤은 "이번 유상증자참여와 관련해 생명보험업에 대한 충분한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태광산업 이사회가 회사 이익의 극대화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외부 요인에 의하여 졸속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촉발한 흥국생명의 콜옵션 번복 사태 1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유상증자에 참여를 추진하는 것은 회사이익보다는 이호진 회장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태광산업 측은 14일 공시를 통해 "흥국생명보험주식회사 전환우선주 인수에 관해 검토했으나, 이를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의 견재에 결국 태광산업이 백기를 든 것이다.

트러스톤은 이에 그치지 않고 향후 더욱 적극적으로 태광산업 경영에 개입할 것임을 밝혔다. 전일 트러스톤은 태광산업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트러스톤은 "2020년 투자 결정 이후 태광산업의 주주로서 경영진과 수차례에 걸친 비공개 면담과 주주서한을 통해 기업가치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대화를 시도해왔지만 우리 요청은 묵살돼 왔다"며 "이번 흥국생명 자금지원 논의 과정에서 태광산업의 퇴행적 지배구조와 위험요소를 확인한 만큼, 보다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펴고자 보유목적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BYC에 대한 견제도 이어가고 있다. BYC 지분 8.96%를 보유한 2대 주주인 트러스톤은 지난해 12월 지분투자 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 공시하고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트러스톤은 BYC가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대주주 일가 및 특수관계법인 등에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며 이사회 의사록 열람·등사 등을 허가해달라는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 이후 이사회의사록을 열람한 후에는 내부거래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상태다.

트러스톤 외에도 다수의 행동주의 펀드들이 기업을 상대한 주주활동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얻고 있다. 이에 그간 행동주의 펀드를 단순 기업사냥꾼으로 여겼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각 펀드들이 기업 가치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들는 대주주를 제외한 주주들, 특히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도 대변하면서 기업의 주주환원정책 강화에 일조하고 있다. 이들이 소액주주들의 든든한 지지를 받는 것은 덤이다.

지난 3월 얼라인은 에스엠과 감사 선임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당시 지분율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앞섰지만 '3%룰'을 활용해 감사 선임에 성공했다. 당시 에스엠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기관 투자자 대다수가 얼라인의 손을 들어줬다. 개인 투자자들의 지지도 상당했다.

이에 힘입어 얼라인은 지난 8월 에스엠에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문제 삼으며 이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고 지난 10월 이수만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 조기 종료도 이끌어냈다. 그 결과 에스엠 주가가 상승하는 등 기업 가치도 개선됐다는 평가다.

안다자산운용(이하 안다운용)도 지난 3월 메트리카파트너스와 함께 SK케미칼을 상대로 주주제안에 나서 지난 9월 SK케미칼의 자사주 소각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안다운용은 KT&G를 상대로도 공개주주서한을 보내며 적극적으로 주주활동에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 기반 주주행동주의 펀드인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도 KT&G에 한국인삼공사의 인적 분할 상장과 비핵심 사업 정리, 잉여 현금 주주환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VIP자산운용의 경우 아세아그룹의 지주사인 아세아를 상대로 배당확대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을 40% 이상으로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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