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영향은 하반기까지""정부정책 큰 효과 없을 것···매수세 시장 되려면 시간 걸린다"
뉴스웨이가 부동산 전문가를 대상으로 '2023년 주택시장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거의 대부분의 전문가는 '금리'가 내년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의 규제완화 등 부동산대책보다는 금리와 물가 등 거시경제의 영향이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 대부분은 내년에도 추가 금리인상이 이뤄지면서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하락세가 이어지고 급매물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봤다. 담보가치가 떨어지는데다 대출 원리금 상환부담까지 커지면서 자금력이 약한 '영끌족'의 급매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는 "금리는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미국 기준금리가 현재 4.5%이고 내년까지 5.25%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 예측된다. 그러면 우리나라도 외환안정을 위해 (금리인상 수준을) 따라 갈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영끌족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증가하는 것을 불가피하다"고 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도 "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시점부터 영끌족의 부동산자산 붕괴 리스크는 예상돼 있었던 셈"이라면서 "문제는 금리인상의 영향이 통상적으로 6개월 정도 가는데 금리가 내년 상반기까진 오를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하반기까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선 전문가 대부분이 효과가 미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자체에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단시일 내에 효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규제지역 해제 등 최근 몇 년간 정부의 정책동향을 살펴볼 때, 실효성이나 시의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특히 금리인상과 가격하락이 끄트머리를 보인다는 인식이 퍼지기 전까진 시장이 매수세로 돌아서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다주택자를 임대사업자로 편입시키려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선 유인책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혜택을 늘리되 의무를 지우는 방법으로 임대시장을 안정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주를 이뤘다.
박합수 교수는 "4년 단기임대를 허용하면 다주택자 재진입이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경우 하반기정도에 가격이 저점에서 횡보한다면 일부 다주택자를 위주로 매수세가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핵심이 결국 금리인 상황에서는 완화책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규제 개혁에 대해선 전문가들마다 생각이 갈렸다. 규제를 과감히 없애자는 전문가들은 1주택자와 무주택자에게 주택을 마련할 기회를 줘야한다는 것을 주된 이유로 내세웠다. 반면 정부의 지나친 시장개입으로 양극화 등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한 전문가도 있었다.
박합수 교수는 거주의무기간이나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안전진단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전임 문재인 정부 이전으로 원상복구할 것을 주장했다. 박 교수는 "분양가상한제는 폐지와 실시를 반복해 왔는데 존재의 의미가 없다. 주택공급을 확대하려면 재초환도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 제도를 굳이 유지한다면 1주택자에게 기회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세금중과와 거래규제 등을 빠르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저성장, 저거래 시대에 맞게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하는 수단도 검토해야 한다고 봤다. 함 랩장은 "서울 일대의 폭넓은 규제지역 해제와 취득 및 양도단계의 세금 중과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변동금리부 차주의 고정금리 대환대출 중도상환수수료 감면이나 특례보금자리론의 이용자 확대도 검토해야한다"고 했다.
반면 진희선 교수는 당분간 시장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봤다. 금리 등 거시경제의 흐름으로 부동산시장이 움직이는 상황에서 정부정책의 영향이 크게 먹히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장기적으론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것. 진 교수는 "시장이 제도와 정책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몇몇 정책은 정착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정부의 냉온탕 정책 등 과도한 시장개입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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