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 손실만 62억14, 15회차 전환사채 발행 220억 조달미전환 사채 436억···시총比 절반 수준사채 발행 증가 등 주식가치 감소 우려
국보는 지난 1953년 설립된 종합물류서비스 기업으로 현재 항만·하역, 육상철도 운송, 물류센터 설립 및 운영, 3자 물류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 유니클로 등 대기업 위주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국보는 전날 70억원 규모의 15회차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최대주주인 '엠부동산성장1호투자목적 유한회사'를 대상으로 사모형태의 C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국보가 발행한 15회차 CB의 표면·사채 이자율은 1%, 전환가액은 주당 807원이다. 전환에 따른 발행 주식 수는 867만4101주이며 이는 주식 총수 대비 7.66%에 달하는 물량이다. 전환청구기간은 2024년 1월 11일부터 2025년 12월 10일, 만기일은 오는 2026년 1월 11일이다.
전환사채(CB)는 간단히 말해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기업들은 전환사채 금리가 일반 회사채 발행 금리보다 낮고, 발행절차도 상대적으로 간단하기 때문에 자금을 조달에 CB 발행을 자주 활용하고 있다.
채권자는 일정 기간 이후 회사에 주식 전환을 요청할 수 있고, 회사는 요청에 따라 채권자와 약속한 주식 수 만큼 새롭게 주식을 발행해야한다. 다만 시장에서는 전환된 주식이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부담과 주가 상승에 제한을 줄 수 있고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희석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악재로 인식하고 있다.
기업은 자금 조달을 위해 종종 CB를 발행하지만, 문제는 회사의 자본금 대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CB를 남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보는 5년 넘게 만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임에도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15회차의 CB를 발행해왔다. 회사는 별도재무제표 기준 ▲2017년 -34억원 ▲2018년 -46억원 ▲2019년 -15억원 ▲2020년 -75억원 ▲2021년 -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도 누적 6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국보는 사업을 통한 현금 창출 능력이 부족한 탓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CB발행·유상증자 등에 국한돼있는 셈이다. 회사는 이번 15회차 전환사채 발행 목적에 대해 조달한 70억원 전부를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보는 지난해 말 발행을 결정한 14회차 CB에 대해 공시를 정정하고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14, 15회차 발행을 포함해 현재까지 미전환 사채금액은 436억1000만원으로 시총(862억원) 대비 절반(50.5%)을 넘어서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14, 15회차의 추가 발행으로 전환가능 물량도 2895만4421주에서 5622만8274로 약 2727만3853주 늘어났다. 전환 가능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가치 희석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분기 보고서 기준 국보의 소액주주들은 총 발행주식수의 81%(6437만211주)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주 인원으로 계산할 경우 소액주주 비율은 99.98%에 달한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전환사채 발행은 일반적으로 은행 대출 및 회사채 발행 등의 자금조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이 많이 활용한다"며 "특히 전환사채의 전환가액 조정이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확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채 발행을 늘리는 경우에도 신규 상장하는 주식 수가 증가해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가 감소하게 된다"며 "투자 시 투자자들의 유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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