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 서비스, 반도체 수요 킬러 애플리케이션"HBM, PIM 등 차세대 메모리 집중 수혜 예상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해 "아이폰이 메모리 기술 발전에 기여했다면 AI 챗봇 서비스는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란 처음 시장에 진입한 후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하면서 시장을 재편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뜻한다. TV, 컴퓨터, 스마트폰 등이 대표적인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꼽힌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생성형 AI 운영을 위해서는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등 AI반도체가 필수적인 만큼 향후 관련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AI 시장이 각광받고 있는 만큼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반도체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클라우드 중심이었던 데이터센터가 AI 중심의 데이터센터로 증설돼야하는 만큼 앞으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AI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27.8% 성장한 444억 달러(한화 약 56조5000억원) 규모로 집계됐으며 2026년에는 2배 가량 성장한 861억 달러(약 109조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혜도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인공지능 응용은 이미지 분류, 음성인식, 기계 번역분야에서 많이 활용되는데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메모리의 성능 향상이 더욱 요구되기 때문이다.
챗GPT에 활용되는 엔비디아의 GPU 'A100'에는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초고속 D램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탑재됐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으로 현재 전 세계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두 곳만 생산이 가능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 HBM 4세대 제품인 'HBM3'를 개발, 7개월 만에 엔비디아에 공급하며 양산을 개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HBM3는 풀HD 영화 163편을 1초에 전송하는 최대 819GB/s의 속도를 구현한다
삼성전자도 다양한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글로벌 IT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 메모리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세계 최초로 메모리 반도체와 인공지능 프로세서를 하나로 결합한 HBM-PIM(Processing-in-Memory)을 개발했다. PIM(Processing-in-Memory)은 메모리 내부에 연산 작업에 필요한 프로세서 기능을 더한 차세대 신개념 융합기술이다.
AI 시스템에 HBM-PIM을 탑재할 경우 기존 HBM2를 이용한 시스템 대비 성능은 약 2배 이상 높아지고, 시스템 에너지는 70% 이상 감소된다. 삼성전자의 HBM-PIM은 AMD의 GPU 'MI-100' 가속기 카드에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분야까지 PIM을 확대 적용한 'LPDDR5-PIM' 기술도 보유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다양한 기업과 협력에도 나선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네이버와 업무협약을 맺고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에 착수했다. 두 회사는 AI 시스템의 데이터 병목을 해결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초대형 AI의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하고 삼성전자는 초대규모 AI 시스템에 최적화된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다.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에서 분사한 AI반도체 전문 기업 사피온과 협력 중이다. 2025년 사피온이 공개 예정인 'X430'에는 SK하이닉스가 개발한 HBM3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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