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이번 에스엠 쟁탈전에서 백기를 든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게 전한 말이다.
하이브와 카카오가 에스엠을 두고 치킨게임을 하는 동안 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폭등했고, 시세조종 등의 위법 논란에도 휩싸였다. 쩐의 전쟁으로 전락한 이번 진흙탕 싸움에서 소액주주는 이들의 안중에도 없었다.
지난 12일 하이브가 에스엠에 대한 인수 절차를 중단을 선언하면서 에스엠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도 막을 내렸다. 다만 방시혁 의장이 에스엠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처리 방식에 대해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놓으면서 일반 주주들은 여러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카카오는 오는 26일까지 에스엠 지분을 35%까지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부터 매입한 지분(15.8%)을 어떻게 처리할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하이브가 공개 매수에 참여할 경우 소액주주가 공개매수를 통해 팔 수 있는 몫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주당 15만원에 에스엠 주식의 최대 35%를 사들이고 있지만, 공개매수 청약 물량이 35%를 넘어가면 비율을 똑같이 나누는 안분비례 방식으로 매수한다. 이 경우 소액주주는 보유한 에스엠의 주식을 처분하기가 힘들어진다.
에스엠의 주가는 이날 1400원(1.25%) 오른 1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인수전이 막을 내리면서 에스엠의 주가는 급락했지만, 여전히 경영권 분쟁 이전(7만5200원)보다는 50% 이상 높은 수준에 머물고있다. 공개매수에 실패한 소액주주들은 향후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과도한 낙폭으로 또 다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비중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12일 카카오와 대립각을 세우던 하이브가 백기를 든 이후 에스엠의 13일 기준 공매도량은 19만227주로 9일(8만3832주)보다 두배 이상 증가했다. 10일에는 하루 동안 265억원에 달하는 공매도가 이뤄지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카카오 품에 안기는 에스엠 엔터테인먼트는 향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상장에 따라 중복상장의 리스크도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가 에스엠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카카오엔터를 상장시킬 경우 모회사(카카오)와 자회사(에스엠) 중복 상장에 따른 더블 디스카운트 논란도 생겨난다. 결국 손해는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의 몫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남아 있는 문제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카카오의 에스엠 주식 매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하이브는 금감원에 카카오의 공개매수 방해 및 시세조종이 의심된다며 IBK투자증권 판교점에서 발생한 에스엠 주식 대규모(에스엠 주식 총수의 2.9%) 매수 건에 대해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카카오는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 반박했는데, 투자자들은 맞은 사람은 있는데 때린 사람은 없는 상황에 대해 실소를 내비치고 있다. 에스엠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은 '윈-윈'이라고 자평하며 막을 내렸지만, 행동주의 펀드를 비롯해 이번 여파로 남겨진 문제들을 나서서 해결해주는 해결사는 없다. 소액 주주들은 보호해주겠다는 명분에 속아 이용만 당하고 남겨진 지뢰는 알아서 피해야하는 식이다. 언제나 개미는 백전백패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runhai@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