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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그 많은 '리니지 라이크' 가운데 왜 '아키에이지 워' 콕 집었나

IT 게임 엔씨·카겜 소송전①

그 많은 '리니지 라이크' 가운데 왜 '아키에이지 워' 콕 집었나

등록 2023.04.12 07:27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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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엑스엘·카카오게임즈에 저작권 소송"아키에이지 워, 장르적 유사성 수준 넘어선 표절"넥스트 리니지 없는 상황서 빠른 성장세 부담 분석

엔씨소프트가 엑스엘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걸었다. 최근 출시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키에이지 워'가 자사 인기 타이틀 '리니지2M'을 벤치마킹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표절했다고 본 결과다.

그러자 엑스엘·카카오게임즈는 물론 게임업계 전반이 당황한 눈치다. 그간 리니지와 유사한 게임은 많았고 판례상 승소 가능성이 작은데, 돌연 문제를 제기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아키에이지 워의 유사성 정도가 다른 게임들에 비해 심하다는 여론이 형성된 데다, 당분간 '리니지' 차기작이 없는 상황에서 기존 타이틀을 위협하는 이 게임의 빠른 성장세가 부담된 게 아니냐고 분석한다.

엔씨소프트가 최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키에이지 워' 개발사와 운영사에 '저작권 침해 및 부정 경쟁행위'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엔씨소프트가 최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키에이지 워' 개발사와 운영사에 '저작권 침해 및 부정 경쟁행위'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리니지 라이크? 아키에이지 워는 과했네"
엔씨소프트는 그간 내부적으로 '리니지 라이크'(리니지와 비슷한 게임)에 대한 법적대응을 다수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시점 리니지 시리즈 최대 경쟁작인 카카오게임즈 '오딘:발할라라이징'도 그중 하나였으나,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실행에 옮기진 않았다.

그러나 아키에이지 워는 유사성 정도가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회사는 아키에이지 워에 대해 '장르적 유사성을 벗어나 표절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아키에이지 워는 리니지2M '고유 시스템'인 ▲클래스(직업) 시스템 ▲주·부무기 시스템 ▲신탁 시스템 클래스를 베꼈다. 성장과 전투에 필요한 '핵심 콘텐츠'와 '게임 UI'도 대거 모방했다. 심지어 환경설정 항목과 표현, 순서까지 똑같다고 설명한다.

엔씨소프트가 지적한 리니지2M과 아키에이지 워 유사성. 사진=엔씨소프트 제공엔씨소프트가 지적한 리니지2M과 아키에이지 워 유사성.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비슷한 시기 출시된 넥슨 '프라시아 전기'도 리니지와의 장르적 유사성이 없진 않다는 평가가 나오나, SLG(시뮬레이션게임) 요소를 넣어 차별화를 꾀했다는 점에서 이번 소송 대상에선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아키에이지 워 출시 후 "리니지2M과 너무 흡사하다"는 여론이 형성된 점도 엔씨소프트의 법적대응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줬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다수의 언론 보도와 게임 이용자, 게임 인플루언서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다. 지식재산권(IP)은 장기간의 연구개발(R&D)을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하는 기업의 핵심 자산"이라며 "엔씨소프트는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노력과 대응을 지속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넥스트 없는데···아키에이지 워에 밀린 리니지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처한 상황도 법적대응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본다. 현재 엔씨소프트 매출 대부분은 모바일게임(작년 기준 75%), 특히 '리니지' 시리즈가 차지한다. 이에 모바일 리니지 차기작 유무에 따라 실적이 널뛰었다.

모바일 MMORPG 리니지 시리즈 출시에 따른 엔씨소프트 실적 추이. 그래픽=배서은 기자모바일 MMORPG 리니지 시리즈 출시에 따른 엔씨소프트 실적 추이. 그래픽=배서은 기자

대표적인 예가 2019년부터 2021년이다. 엔씨소프트는 2019년 11월 리니지2M을 출시했고, 이 성과가 제대로 반영된 2020년엔 전년 대비 42.0% 늘어난 2조4162억원의 매출을 냈다. 영업이익 역시 72.2% 확대됐다. 그러나 리니지2M 효과가 잠잠해진 2021년에는 ▲프로야구 H3(4월) ▲트릭스터M(5월) ▲블레이드&소울2(8월) 등의 신작이 나왔음에도, 1년 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4%, 54.5% 줄었다.

문제는 '리니지 차기작'이 당분간 없다는 점이다. 탈(脫) 리니지를 외치며 준비 중인 '쓰론 앤 리버티'(TL)가 하반기 나오지만, PC·콘솔 플랫폼인 데다 국내 시장을 겨냥한 타이틀이 아니다. 모바일게임 인기가 좋은 국내에서는 당분간 리니지 3형제(M·2M·W)가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지난달 21일 아키에이지 워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많은 유저를 흡수했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도 ▲리니지2M ▲리니지W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이런 흐름이면 조만간 1위인 '리니지M' 자리까지 빼앗길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MMORPG 시장은 한정된 유저를 타깃으로 한다"면서 "리니지와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유저를 유입하는 아키에이지 워를 견제하는 한편, 앞으로 MMORPG 게임을 선보이려는 회사들에 경각심을 주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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