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월 매출 46개월 만에 전년 대비 감소메모리 반도체 감산 이어 TSMC도 투자 속도 조절"삼성, 적극적인 투자로 1위 탈환 초석 마련해야"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만 TSMC의 3월 매출은 1454억800만 대만 달러(약6조3000억원)로 지난해 3월 대비 15.4%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월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19년 5월 이후 46개월 만이다. 지난 2월과 비교해도 매출이 10.9% 줄었다.
1분기 매출은 5086억 대만 달러(약 22조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으나 전분기와 비교하면 18.7% 줄었다. 이는 TSMC가 1월 제시한 예상치인 -14~-18% 감소폭 대비 더 악화된 실적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매출 부진의 원인은 주요 고객사인 미디어텍과 애플, AMD 등의 주문 감소와 스마트폰 및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약세, 2분기 경기 둔화 우려, 환율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경우 향후 신제품 출시에 따른 수요 확대가 5월 이후 예상되지만 중국 고객사인 샤오미와 트랜션이 5나노미터(nm), 7나노 및 16~12나노 공정에 대한 주문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앤비디아와 퀄컴, 인텔도 주문량을 완만하게 감소하면서 TSMC의 가동률 또한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실적 악화로 잇따라 감산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TSMC도 투자 속도를 늦출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가 감산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이달 초 삼성전자도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감산을 공식화했다.
TSMC의 경우 대만에서 진행 중인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6개월에서 1년 정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20일 예정된 TSMC 실적 발표에서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현재 대만을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대만에서는 2나노 양산이 가능한 R&D 센터를 신주에 건설할 예정이며 이 외에도 가오슝시, 타이난시 등에 신공장 건설이 예정돼 있다.
일본에는 구마모토 현 내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미국 애리조나에도 2024년과 2026년 양산을 목표로 2개의 공장을 신축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TSMC는 독일 드레스덴에 신공장 설립을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파운드리 사업의 매출 부진이 본격화되며 대만 내 건설 중인 TSMC 신공장 건설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공장과 일본 내 공장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되나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파운드리 글로벌 2위인 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적자를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영증권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에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매출 5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해 3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며 삼성전자의 글로벌 반도체 1위 탈환과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도 당분간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1분기 실적 기준 TSMC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보고 있다.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목표로 세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도 쉽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58.5%, 삼성전자 15.8%에 그쳤다.
더군다나 최근 인텔은 ARM과의 협력으로 파운드리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밝혔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TSMC의 매출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인지 장기적으로 지속될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챗GPT, AI 관련 기술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반기 후반부터는 반도체 업황이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AI 관련 기술이 발전되면 메모리 수요는 기본적으로 따라 오고, 파운드리도 같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경우 이러한 때 일수록 투자를 확대하고 1위를 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해놔야 한다"면서 "다운사이클 때마다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DNA를 보유한 만큼 투자, 인력 확보 측면을 강화할 것이다. 삼성 내부에서도 이 같은 기조를 강하게 유지해 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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