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최대주주 'HD현대', 8개 상장사·26개 비상장사 지배중간지주 '한국조선해양-현대제뉴인-오일뱅크' 등으로 재편오일뱅크 IPO 3차례 철회···"무리해서 상장할 이유 없었다"
HD현대 지배구조는 '정몽준·정기선→HD현대→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진다. 지주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한국조선해양, 현대제뉴인(HD현대사이트솔루션), 현대오일뱅크 등 중간지주 체제에서 각각의 조선·건설기계·에너지 부문 사업회사를 관리하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HD현대 사업보고서에 올라온 그룹 상장사는 8개, 비상장사는 26개다. 중간지주사 중에서 현대제뉴인과 현대오일뱅크는 비상장사여서 향후 상장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현대제뉴인 설립해 지배구조 개편
HD현대(구 현대중공업지주)는 2017년 4월 현대중공업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출범했다. 이후 지주사 아래 한국조선해양, 현대제뉴인을 새롭게 설립하고 현대오일뱅크 등 3개 중간지주 체제로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을 벌이던 2019년 6월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로 설립됐다. HD현대는 한국조선해양 아래 조선부문 사업회사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3개 자회사에 대우조선해양까지 4개사를 둘 계획이었으나 이같은 인수합병(M&A)은 끝내 경쟁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국조선해양은 가산현 대표이사 부회장과 정기선 대표이사 사장이 등기임원으로 있다. 정기선 사장은 지주사 HD현대에서도 대표이사 직위로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 2인 체제를 구축했다. 정기선 사장은 지난해 3월 각사 주주총회를 거쳐 이사회에 참여하게 됐고, 사실상 '3세 경영'을 공식화했다.
현대제뉴인은 HD현대가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서 2021년 7월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회사로 출범했다.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에 점유율이 밀리던 현대건설기계는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으면서 글로벌 10위권 건설기계 회사로 한 단계 도약했다. 현대제뉴인은 양사 시너지를 통해 오는 2025년께 매출 10조, 전세계 시장점유율 5%를 기록해 글로벌 5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두산인프라코어는 HD현대그룹에 인수된 이후 현대두산인프라코어로 이름을 한 차례 변경했고 지난 3월 주주총회를 거쳐 HD현대인프라코어로 간판을 바꿨다.
HD현대그룹의 최대 매출 효자는 현대오일뱅크다. 지난해 HD현대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0조8497억원, 3조38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현대오일뱅크는 매출액 약 35조원을 달성해 총 매출의 약 57%를 차지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케미칼, 현데쉘베이스오일, 현대오씨아이 등 자회사를 둬 석유화학·정유 부문 중간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 HD현대가 최대주주로 있는 자회사 현대일렉트릭(37.22%), 현대로보틱스(90%), 현대글로벌서비스(100%), 현대미래파트너스(100%), 아비커스(100%) 등은 정기선 사장이 지분 5.26%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들이다. 이중 현대로보틱스 상장도 추진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오일뱅크 상장은 숙제···이르면 내년 재추진
현대오일뱅크 상장 작업은 '정기선 체제'를 굳히는 사업 재편 마침표가 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 매출 의존도가 가장 높은 HD현대의 기업가치는 현대오일뱅크 상장과 함께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HD현대는 정기선 사장이 2대주주로 있는 만큼 현대오일뱅크 상장은 결국 정기선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커다란 이벤트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현대오일뱅크는 그동안 세 차례나 상장을 추진하다 철회했다. 지난해 6월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지만 회사 측은 한달 뒤 "주식시장 등 제반 여건의 악화 등에 따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상장 추진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상장 철회와 관련, 한 시장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수 작업이 불발되면서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해서 신규 자금을 유치할 필요가 사라진 것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사우디 아람코가 전략적투자자(SI)로 1조3800억원의 지분투자를 할 당시 약 8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상장 추진 때는 증권가에서 기업가치를 약 10조원으로 추정했으며, 기업공개(IPO)로 2조원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HD현대는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도 향후 상장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상장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아래에는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 2개 상장사를 뒀다.
HD현대 관계자는 "지난해 오일뱅크 상장 작업을 중단한 것은 회사가 생각한 시장 가치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해서 상장할 이유가 없었다"며 "현대제뉴인은 내부적으로 아직 상장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lennon@newsway.co.kr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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