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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605억원 사회 환원' 외친 김익래, 키움 떠나도 주머니는 두둑?

증권 증권·자산운용사

'605억원 사회 환원' 외친 김익래, 키움 떠나도 주머니는 두둑?

등록 2023.05.05 09:40

수정 2023.05.05 09:41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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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이익 내놓겠다" 했지만 배당·퇴직금 쏠쏠다우키움 떠나도 매년 30억원 이상 배당금 받아키움증권 반감 커진 개미 중심 비판론 지속될 듯

김익래 다우키움그룹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김익래 다우키움그룹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지난 4월 말 SG증권발 무더기 주가 하한가 사태 당시 보유 종목의 주가 하락을 미리 예견하고 보유하던 다우데이타 주식을 매도해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4일 경영 일선 퇴진과 주식 매각대금 전액 사회 환원을 선언했다.

그러나 그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수십억원 상당의 금전적 이득을 이미 챙겼거나 앞으로 챙길 예정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익래 회장은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키움증권 본사에서 긴급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다우키움그룹 회장직과 키움증권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그가 지난 4월 20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처분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의 매각대금 605억4300만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도 언급했다. 키움증권 측은 "건전한 자본시장 육성을 위한 자금으로 써달라는 것이 김 회장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어린이날 연휴를 앞두고 경영 일선 퇴진과 매각대금의 사회 환원을 전격 결정한 것은 그만큼 본인이 이번 주가 조작 연루 의혹과 무관하다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려는 취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키움증권이 개인 투자자들의 압도적 성원에 힘입어 성장한 회사이고 김 회장 본인 스스로 높은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하는 금융회사의 임원인 점을 고려해 개인 투자자들과 금융 소비자들에게 결백함을 호소하고자 나름대로 초강수를 던졌다고도 볼 수 있다.

대주주 지위는 여전히 굳건···매년 30억원 이상 배당금 '꿀꺽'
그렇다면 수백억원의 투자 이득을 포기한 김 회장에게는 이제 무엇이 남게 될까. 반어적이게도 김 회장은 다우키움을 떠난 이후에도 상당 기간 막대한 규모의 금전적 이득을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임원 자리에서만 물러날 뿐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상 총수의 역할은 여전하다. 따라서 회사를 팔지 않는 한 보유 지분에 대한 배당금을 매년 챙길 수 있다. 아울러 김 회장이 임원으로서 적을 두고 있던 다우기술, 다우데이타, 키움증권 등에서는 퇴직금도 받게 된다.

다우키움그룹 내 7개 상장 계열사(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사람인·키다리스튜디오·한국정보인증·와이즈버즈) 중에서 김익래 회장이 직접 의결권 유효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다우데이타, 다우기술, 사람인, 키다리스튜디오 등 4개 회사다. 키움증권은 등기임원으로만 재직할 뿐 의결권 유효 지분은 보유하지 않았다.

의결권 유효 지분을 보유한 4개 계열사에서 김 회장이 받는 배당금 총액은 36억2929만원이다. 다우데이타에서만 30억6329만원을 받았고 다우기술과 사람인에서 각각 2억9920만원과 2억5430만원, 키다리스튜디오에서 1250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지난 2021년 말 보유 지분 기준으로 받은 배당금이 35억404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총 이득이 2.51%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김 회장의 배당금이 늘어난 것은 다우데이타·다우기술의 보유 지분이 늘었고 사람인의 1주당 배당액이 증액된데다 2016년 이후 7년 만에 키다리스튜디오가 1주당 2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하면서 배당금 총액이 다소 늘었다.

'일회성 이익' 퇴직금도 수십억···올해만 70억원 이상 이득 유력
여기에 임원으로 재직했던 회사에서 받게 될 퇴직금도 상당하다. 다우키움그룹의 임원 퇴직금 관련 규정은 주주총회를 통해 의결한 규정을 따르고 있다. 세부적인 사항은 계열사마다 다소 다르겠지만 핵심은 회사 설립 초기에 만들어진 규정을 현재까지도 활용하고 있다.

지난 3월 다우키움그룹 각 계열사가 공시한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상으로 김익래 회장이 가장 오랫동안 임원으로 재직한 계열사는 2003년 7월부터 일한 키움증권이다.

지난해 김익래 회장이 키움증권에서 매달 받은 월별 기본급 7750만원과 기타수당, 상여금 등을 통상적인 퇴직금 수령 기준을 대입했을 때 김 회장이 퇴직금으로 받게 될 돈은 약 25억원이 넘는다. 통상적 계산식에 따른 추산치이기에 이보다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

아울러 1986년 김 회장이 직접 세운 다우기술과 1992년 창업한 다우데이타는 김 회장이 키움증권보다 더 오랫동안 일한 회사다. 다만 물론 두 회사에서 받던 보수가 키움증권의 보수 금액보다 적어서 퇴직금 규모는 다소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본시장법의 급여 공개 규정에 따라 연간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았을 때만 공개를 하게 돼 있는데 김 회장은 이곳에서 5억원 미만의 보수를 받았다.

그래도 산술적으로 추산되는 김 회장의 퇴직금은 10억~15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키움증권에서 받는 퇴직금과 합치면 대략 40억원 안팎의 현금이 생기게 되고 배당금과 합한다면 올해에만 80억원 안팎의 수익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퇴직금 정산 후부터는 김 회장의 계좌로 매년 30억원 이상의 계열사 지분 배당금이 꼬박꼬박 들어오게 된다. 김 회장이 지분을 털어낸다고 해도 장남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그 지분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크기에 오너 일가가 꾸준히 배를 불리는 셈이다.

"사회적 책임 내팽겨 쳤나" 개미 분노, 뼈저리게 들어야
물론 주주로서 배당금을 가져가는 것이나 그동안 일했던 회사를 떠나며 받는 퇴직금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배당금은 다른 주주들과 같은 배당률로 지분만큼 가져가는 것이고 퇴직금 역시 법으로 규정된 합법적 금전 지급 수단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김익래 회장이 이번 주가 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더 명쾌한 사실 규명과 추가 사과 없이 본인의 뜻만 담긴 대국민 사과문만 읽고서 수십억원의 금전적 이익을 취한다는 점에 있다. 실제로 지난 4일 기자회견 직후 김익래 회장은 기자들의 추가 질의에 답변하지 않고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갔다. 법적으로는 문제 될 것이 없는 행동이나 사회적·도덕적으로는 문제로 지적할 만한 부분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기업인 본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회사가 작지 않은 사고를 일으켰을 경우 오너가 책임 통감 차원에서 경영 일선 퇴진 등을 언급한 적이 많다. 그러나 이들도 지급이 확정된 배당금과 퇴직금을 멀쩡히 수령하면서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하는 것이냐"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김익래 회장의 퇴진 선언 이후에도 비슷한 후폭풍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키움증권이 국내 주식시장 내 증권사들의 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개미들이 느낄 배신감을 김 회장이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개미들이 눈에 보이는 막대한 손실에 살이 떨리는 상황에서 오너는 사태의 뒷전에서 홀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상황을 곱게 볼 리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개미들이 부은 돈이 결국 회사를 떠난 오너의 주머니로 흘러간다는 사실을 좋게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배당금과 퇴직금 수령도 본인의 합당한 경제 활동이기에 제재할 수는 없겠지만 개미들이 김 회장에게 보내는 따가운 눈총과 키움증권이 입게 될 이미지 손실은 앞으로도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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