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래, 주가조작 연루 사실로 드러난다면···키움증권 '경영권' 박탈

키움증권, 연내 초대형 IB 진출 불확실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발목 잡힐수도

키움證 "금감원 조사 성실하게 임하겠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최악의 경우 김 회장이 '키움증권'의 경영권까지 박탈당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연내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받으려던 키움증권의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SG증권발 폭락사태의 원인으로 거론되는 차액결제거래(CFD)와 관련해 가장 먼저 키움증권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김익래 회장은 폭락 사태 직전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3.65%)를 블록딜(시간외매매)로 대량 매도하면서 주가 조작 세력과의 내통설이 불거졌다. 그간 김 회장은 계열사의 주가 동향을 주기적으로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번 무더기 하한가 사태를 예견하고 미리 매도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형 증권사의 오너가 주가의 비정상적인 오름세를 인지했음에도 고의적으로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점에서 책임론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이에 따라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검찰 및 금융당국의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김 회장의 혐의가 실제로 확인될 경우, 키움증권에 대한 경영권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 키움증권의 초대형 IB 진출도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상 증권사가 초대형 IB로 발돋움 하기 위해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야하는데, 김 회장은 이번 키움증권 대주주 적격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대주주를 평가하는 과정으로, 위법 사실 등을 고려해 대주주 자격을 심사한다. 심사 대상은 최대주주 1명이며 최대주주가 법인일 경우에는 해당 법인의 최다 출자자인 개인이 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

지배구조가 순환출자형 지배구조일 경우에는 경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그룹 총수가 심사 대상에 들어간다.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는 김 회장 일가→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 등으로 이어지며, 다우기술은 키움증권의 지분 41.2%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에 따라 법인의 최다 출자자인 김익래 회장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다.

현행 금융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최대주주가 최근 5년 이내에 조세범 처벌법, 공정거래법 등 금융 관련 법령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으면, 금융당국의 시정명령이나 10% 이상 보유 주식에 대한 의결권이 최대 5년간 제한된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김 회장이 시세조종 혐의 등 대주주 부적격 및 의결권 제한 조치를 받게 될 경우, 김 회장은 증권사 대주주 자격이 박탈되며 곧 바로 키움증권의 경영권이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지위를 막론하고 재산의 유무 또는 사회적 위치 고려 없이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사하겠다"며 사실상 김 회장에 대한 조사를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이날 오전 CFD 전수조사를 비롯해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에 대해서도 연루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이번 금감원 조사에 대해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으로부터의 자료 요청이나 추가적으로 보완할 내용이 있을 경우 자료를 잘 제출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