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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소형 전기트럭 보조금 논란

등록 2023.05.26 17:58

수정 2023.05.30 10:46

소형 전기트럭 보조금 논란 기사의 사진

정부가 연간 1조원의 보조금을 투입해 소형 전기 트럭을 확대하자 보조금 액수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는 중이다. 가격의 절반에 육박하는 보조금이 일명 '보조금 재테크'를 만들어 냈고 탄소배출 감축 효과에도 의문 부호가 제기된 탓이다.

먼저 보조금 재테크는 저가에 구매한 뒤 중고차로 되팔아 차액을 챙기는 행위다. 중고차 시장에 신차보다 비싼 매물이 다수 올라온 것이 방증이다. 소형 전기 화물차 보조금은 승용 전기차 대비 두 배 이상이 지급되는데 연간 5만대 보급에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1조원 규모에 달한다.

하지만 뼈아픈 지적은 환경 개선 효과다. 국회 예결산특별위원회 검토보고서는 소형 전기 화물차 급증이 기존 노후 차 폐차와 연결되지 않는 점을 지적한다. 폐차율이 2.7%로 극히 저조하기 때문이다. 노후 경유 차의 퇴로 역할을 하지 못하니 보조금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는 셈이다.

충전도 갈등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한국은 충전기당 전기차가 2.6대에 불과할 정도로 인프라가 넉넉한 나라다. 세계 평균은 충전기당 10대에 달하고 전기차 보급에 가장 앞선 중국도 충전기당 8대로 북적댄다. 그러나 현장은 다르다. 급속 충전기 비중이 낮은 데다 개방형 일부는 지하 주차장에 설치돼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잦은 충전이 필요한 소형 전기 트럭이 가세하니 충전기도 위치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난다. 그렇다고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 효과가 승용차보다 높은 소형 전기 트럭의 전동화를 막을 수 없다.

그래서 제시되는 대안이 급속 충전기 비중 확대와 소형 전기 트럭의 보조금 축소다. 이용자의 편의성은 증대하되 보급 속도는 조절하자는 것이다. 이때 추가로 생각할 문제는 충전 인프라의 효율이다. 급속과 완속을 선택하는 것이 충전사업자의 몫이라면 설치 지원금을 주는 것은 정부의 판단이다.

현행 제도는 충전기 보조금 지급 기준이 '설치' 여부일 뿐 위치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 탓에 전기차가 많은 특정 지역은 인프라가 부족해 불편을 호소한다. 충전기 숫자만 많을 뿐 정작 운행이 많은 곳에 충전기가 부족한 이유다.

충전기 설치에 필요한 비용이 100이라면 보조금의 지원범위는 전체 금액의 60~70% 정도로 제한돼 있다. 나머지 30~40%는 사업자의 투자 비용이다. 따라서 충전 사업자는 설치 투자가 늘어날수록 적자가 커지는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충전기 설치 및 운영 사업자는 오로지 충전기 숫자 확대에만 매달린다. 반면 이미 보조금으로 설치된 충전기의 효율적인 관리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충전기 보조금 지급 기준을 설치가 아닌 충전량으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보조금을 충전사업자 인센티브 개념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실제 충전량 기반의 보조금 제도로 바뀌면 충전사업자는 전기차 충전 활성화라는 본연의 목적성을 위해 유지보수는 물론 운행이 많은 지역을 적극 공략하려 한다. 그래야 수익을 낼 수 있어서다. 또한 고객 충성도 확대를 목적으로 보조금 일부를 소비자 편익에 사용할 수도 있으며 충전 서비스 인프라 확대는 물론 충전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경우 충전 사업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 인프라는 더욱 빠르게 구축될 수 있다. 사업자 간 자연스럽고 생산적인 경쟁도 유발돼 운영 가동률도 오르게 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지금의 보조금 지급 방식은 한계가 분명하다.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전력 사용량은 많지만 배터리 용량이 작은 소형 전기 트럭은 보급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동시에 충전량 중심으로 보조금 전략을 수정할 필요도 있다. 기업은 어려운 이유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가며 사업을 영위하는 게 인지상정인데 정부와 지자체 역시 합리적인 보조금 방법을 찾아 가야 한다. 지금과 같은 보조금 제도는 점차 부작용만 낳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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