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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구글·MS AI, 韓 포털 잠식···네카오 '주권 사수' 해법은

IT 인터넷·플랫폼 NW리포트

구글·MS AI, 韓 포털 잠식···네카오 '주권 사수' 해법은

등록 2023.06.09 07:16

강준혁

,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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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검색 점유율, 구글 16%↑·네이버 13%↓검색 신뢰도 저하·늦은 AI 트렌드 반영이 원인"반등 열쇠는 AI, 실정 맞춰 효율적 운영해야"

2010년대 중반만 해도 국내 검색엔진 시장을 지배하던 토종 포털 업계가 위기에 처했다. 높은 검색 신뢰도와 인공지능(AI) 챗봇이라는 '신무기'를 장착한 외산 검색엔진의 침공에 속수무책으로 점유율을 내주고 있다.

이들은 조직과 인프라를 개편하며, 하반기부터 선보이게 될 독자 초거대 AI 모델로 반격을 꿈꾼다. 학계에서는 최신성·신뢰성 측면에서 불완전한 모습을 보이는 외산 AI모델의 빈틈을 공략, 우리 실정에 맞는 효율적인 운용이 토종 검색엔진 반등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분석한다.

"광고·낚시성 글만 수두룩"···신뢰 잃은 토종 포털의 추락
8일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6일 네이버의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은 56.22%로, 불과 5년 전 같은 날(69.18%)에 비해 12.96% 감소했다. 또 다른 토종 검색엔진인 다음 역시 같은 기간 7.07%에서 5.06%로 점유율이 2.01% 축소됐다.

반면, 외산 검색엔진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빙(bing) 점유율은 확대 추세다. 구글은 이 기간 18.82%에서 34.81%로 거의 두 배 가까이(15.99%) 지배력을 높였고, 빙은 존재감이 미미한 0%대(0.56%)에서 2.26%까지 올라 국내 4대 포털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포털 주권국가인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구글'로 대표되는 외산 검색엔진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 추이. 그래픽=홍연택 기자국내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 추이. 그래픽=홍연택 기자

이런 추세는 올해 들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일례로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는 올해 초 65.31%까지 지배력을 확보했으나, 반년이 지난 현재 56.22%까지 꺾였다. 반면 구글은 연초 20% 중반대로 주춤하다, 같은 기간 34.91%까지 점유율이 확대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해 포털환경 변화에 따라 점유율에 등락이 있었으나, 올해 들어 토종 검색엔진의 인지도나 각종 지표가 하락세에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토종 검색엔진의 약세 배경으로 낮은 신뢰도와 AI챗봇으로 대표되는 트렌드에 뒤처진 점을 꼽는다.

앞서 2010년대 중후반만 해도 우리 국민들은 네이버와 다음에 의존했다. 2017년 1월 네이버와 다음의 검색엔진 합산 점유율이 90%에 육박했을 정도.

이들은 국내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를 통해 국민들의 마음을 잡았다. 일례로 네이버는 지식 공유 플랫폼 '지식iN'(지식인) 서비스를 2022년 도입, 외산 검색엔진에서는 쉽게 찾기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했다. 지난해 기준 20년간 누적 질의응답 수는 8억건, 이용자는 32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블로그나 카페 서비스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해 줘 이용자를 묶어두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지나친 자사 플랫폼 육성 전략이 발목을 잡았다. 좋은 의도로 시작한 블로그나 카페는 점차 개인의 수익화 모델로 변화했고, 조회 수를 더 올리기 위한 낚시성 글이 늘어났다. 토종 포털들은 자사 플랫폼을 키우고자 이 결과들을 검색 상단에 배치했는데, 이는 이용자 검색 신뢰도를 낮추는 결과로 이어졌다. 여기에 회사 수익성을 높이려는 노력으로 포털 메인화면과 검색 결과에 다양한 광고물을 남발하면서 이런 인식은 더 굳어져 갔다.

이 과정에서 구글로 대표되는 외산 검색엔진은 반사이익을 봤다. 신뢰도가 최우선 과제인 '전문 지식'을 얻고자 할 땐 구글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 방증한다. 나스미디어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문·학술 자료 검색의 경우 구글(16.8%) 선호 이용자 비중이 네이버(8.7%) 대비 2배 가까이 많았다.

지난해 말 시작된 'AI 챗봇' 열풍은 이런 흐름에 기름을 부었다. 구글은 자체 개발한 '바드'(bard)를 마이크로소프트 빙은 '챗GPT'를 자사 검색엔진에 도입했고, 이때 많은 국내 이용자가 외산 포털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부터 반격, 관건은 효율적 AI 운용
토종 검색엔진도 보고 있지만은 않았다. 각각 검색엔진에 도입할 AI 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내부 조직과 인프라를 점검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17일 홈페이지 PC버전을 새로 짰고, 같은 달 26일에는 AI 검색환경 최적화 작업도 진행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용자 탐색 의도를 파악해 초개인화된 검색 환경을 사용자가 더욱 체감할 수 있도록 극대화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론칭 전 사전작업인 셈이다.

네이버가 하반기 한국어에 강점이 있는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론칭할 계획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네이버가 하반기 한국어에 강점이 있는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론칭할 계획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는 뛰어난 한국어 대응력이 강점이다. 회사에 따르면, 오픈AI 챗GPT-3.0 버전보다 한국어 측면에선 5600배 더 많이 학습했다. 그간 국내 포털시장을 장악하며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 덕인데, 네이버는 이를 외부에 공유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인지 글로벌 빅테크들의 AI는 우리나라 고유 문화가 짙게 반영되는 내용 중심으로 꾸준히 오류를 범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많은 언어 데이터를 쌓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네이버는 그간 국내 포털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며 쌓은 방대한 데이터가 있어 시작이 조금 늦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내부 조직부터 점검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카카오에서 떨어져 나와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새 도전에 나섰다. 급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 기술 선도적 서비스로 탈바꿈하겠다는 의도다.

카카오 관계자는 "구글과 MS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발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려면 신속하고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체계를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출시 예정인 KoGPT-2.0과 기존 챗GPT를 활용해 기존 서비스를 개선하는 등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발굴하려 한다"면서 "이미 AI를 활용한 새로운 대화형 검색 서비스에 대해서는 기술 및 사업 검토를 진행하고 사용자 시나리오 구체화 작업에 착수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두 회사 모두 AI로 외산 검색엔진의 침공을 막겠다는 셈이다. 학계에서는 AI의 효율적인 활용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분석한다. 이병욱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현재 포털이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방법은 AI 접목이 유일하다"면서 "아직까지는 생성형 AI가 최신성·신뢰성 측면에서 불완전한 상태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 위해선, 포털들이 기존 익숙한 포맷에 적재적소로 AI를 도입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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