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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취임 5주년 45세 총수 구광모의 '실용주의 리더십' 빛났다

산업 재계

취임 5주년 45세 총수 구광모의 '실용주의 리더십' 빛났다

등록 2023.06.26 15:31

수정 2023.06.26 15:34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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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스마트폰 접고 AI·바이오 전면에 10년간 54조원 투자 지속가능한 미래 기반 확보취임 일성 고객 중심 경영 통해 시가총액 3배 성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오는 29일 취임 5주년을 맞는다.

지난 2018년 41세 나이로 회장 자리에 오른 구 회장은 역대 LG 총수 중 가장 젊은 나이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구 회장은 경영활동이 외부로 노출되는 일은 적었으나 그룹 내부의 변화는 적극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진행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은 LG그룹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주요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스마트폰 접고 AI·바이오·클린테크 전면에
구 회장 체제에 들어선 뒤 LG의 가장 큰 변화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부진 사업의 정리다. 특히 LG전자의 오랜 시간 아픈 손가락이었던 스마트폰 사업을 2021년 과감히 정리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취임 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부진 사업을 정리하고 신성장동력에 투자를 집중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취임 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부진 사업을 정리하고 신성장동력에 투자를 집중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이 외에도 2019년 LG, LG전자, LG CNS가 공동 투자했던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를 청산했으며 LG전자 수처리 관리·운영회사 '하이엔텍'과 환경시설 설계·시공회사 'LG히타치워터솔루션'도 매각 절차를 밟았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조명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LG유플러스는 전자결제 사업을 정리했으며 LG화학은 2020년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을 매각했다.

비주력 사업을 떼어내고 구 회장이 선택한 사업은 인공지능(AI)과 바이오, 클린테크다. LG그룹은 올해 3월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5년간 54조원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배터리, 전장 등 미래 자동차 관련 산업과 글로벌시장에서 리더십을 가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분야에 44조원을 투자하고 AI 및 소프트웨어, 바이오 및 헬스케어 분야, 클린테크 분야에 약 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구 회장은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고객기반, 미래 기술, 인재와 같이 사업의 핵심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변함없이 지속하고 AI, 바이오, 클린 테크 등 새로운 성장축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10년, 15년 뒤를 대비한 '미래 기반 확보'에 더욱 힘써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객 경험' 중요성 재차 강조···LG 성장세로 연결
구 회장은 취임 후 LG의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초'와 '인간존중의 경영'을 꾸준히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취임 후 처음으로 발표한 신년사에서는 10분 스피치 중 고객을 30번 언급하며 'LG만의 진정한 고객 가치'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구 회장은 "고객가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LG인들이 모여 고객 감동의 꿈을 계속 키워 나갈 때 LG가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영속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4월 LG화학 청주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생산의 핵심 공정 가운데 하나인 소성 공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제공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4월 LG화학 청주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생산의 핵심 공정 가운데 하나인 소성 공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제공

이 같은 구 회장의 고객 중심 경영은 LG그룹의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LG그룹의 매출은 구 회장 취임 이전인 2017년 147조620억원에서 지난해 190조2925억원으로 29.3% 늘었으며 같은 기간 자산은 123조1000억원에서 171조2440억원으로 39.1% 증가했다. 그룹 시가총액은 취임 당시 약 88조원에서 6월 23일 약 242조원으로 3배가량 뛰었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가전 시장 위축에도 프리미엄 제품과 B2B(기업 간 거래)를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화학, 통신서비스계열사들도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꾸준히 투자해온 배터리·전장 사업도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2023년 말 LG그룹 전자계열 3사인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의 전장부품 수주잔고는 132조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말 수주잔고는 385조원에 달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LG그룹의 주력 사업인 전자, 화학, 배터리 등은 극심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부분으로 LG가 선두 주자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투자와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시점으로 평가된다"면서 "주요 산업을 일류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조용한 리더십'을 보였던 구 회장이 LG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홍 교수는 "그동안 구 회장은 대외활동을 최소화하며 내실을 강조한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총수로서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도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한 중요한 부분"이라며 "지배구조 상의 불안을 조기에 해결하는 노력과 동시에 신산업 위주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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