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적 36만평·근무자 7800명 상주···'호남 최대 공장'로봇·사람 '공존'···"보이지 않는 곳 직원이 직접"소품종 대량생산체제로 판매·점유율 확대 '정조준'
한눈에 봐도 널찍한 공간에 회색, 남색 작업복을 갖춰 입은 근무자들이 분주히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이들의 발걸음이 닿은 곳은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는 레일 위. 고객 품에 안겨질 제품에 상처가 없는지 검수를 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29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 방문했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면적 36만평, 근무자 7800여명이 상주해있는 호남 최대 자동차 공장으로 ▲셀토스 ▲쏘울 부스터 ▲스포티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누적 생산량 50만 돌파···셀토스·쏘울 '효자'노릇 톡톡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총 4개 공장으로 이뤄져 있다. 이날 방문한 1공장은 셀토스 등 전 세계 판매량이 가장 많은 SUV 차량들이 생산되고 있었다. 셀토스는 1공장의 주력 차종으로, 지난해 기준 해외 시장에서 26만7323대가 판매돼 스포티지(39만6674만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올해 5월 기준 누적 생산량은 51만6016만대에 달한다.
셀토스는 1공장의 주력 차종인 만큼, 지난 2019년 출시 후 소형 SUV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26만대 이상의 기록적인 판매량을 끌어올린 이후, 같은 해 7월에는 상품성 개선 모델인 '더 뉴 셀토스'를 출시했다.
1공장의 또 다른 주력 모델은 '쏘울 부스터(EV)'다. 쏘울은 세계 3대 디자인상 그랜드슬램을 달성, 현재는 내수 판매 대신 북미를 비롯한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쏘울EV는 2014년 출시된 오토랜드 광주 최초의 전기차로, 현재는 쏘울 부스터EV로 판매되고 있다. 쏘울EV를 포함한 올해 5월 기준 누적 생산량은 214만8448대에 달한다.
이날 방문한 1공장에서는 하나의 차량이 완성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요약해서 볼 수 있었다. 특히 제품 인기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공장 내부에 수백 대의 차량이 줄지어 서있었고, 내부 직원들도 한 손에는 자료를 들고 연신 내부로 몸을 구겨 차량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데 열중이었다.
"오늘 우리가 만든 차, 내일 가족이 타는 차"
공장 내부로 진입하니 높은 천장에 '오늘 우리가 만든 차, 내일 가족이 타는 차'라고 글귀가 크게 쓰인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현수막에 쓰인 문구처럼 현장 직원 모두 맡은 일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곧이어 흰색과 적색, 파란색 옷을 입은 차량들이 레일 위에서 기자단을 반겼다. 보통 차체는 검수 전 조립되지 않은 상태로 약 30분간 검수를 진행한다. 이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조립이 되고, 그다음 로봇과 사람이 동시에 최종적으로 차 표면에 문제가 없는지 사포로 표면을 문지르는 확인 작업을 거친다.
다만 로봇이 아닌 직원의 손을 거쳐야 하는 경우도 있다. 공장 내 자동화 시스템이 깔려있지만, 고객들에게 보이지 않는 차량 내부는 로봇이 확인하기 어려워 직원들의 섬세한 손길이 필요하다. 실제 현장 직원들이 레일 위에서 지나가는 차량 표면을 손으로 쓱 훑거나, 직접 내부에 몸을 넣어 확인하는 경우도 여럿 볼 수 있었다. 외부는 로봇이, 내부는 현장 직원들이 직접 확인하며 서로 작업을 보완하는 시스템이었다.
광주 1공장에서는 기아의 친환경 공법이 이용된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다. 조립이 안 된 상태로 검수를 한 번 마치면, 다음 공정으로 옮겨져 굴곡 여부 등의 검수가 다시 한번 진행된다. 이후 도정공정으로 이동해 품질 검사가 이어지고, 반출 대기 후 제품에 이상이 없으면 고객 품으로 인도된다.
기아는 현재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1998년 외환위기 때 연 6만대도 생산하지 못해 존폐 기로에 놓였다. 다만 1999년 현대차그룹에 편입 후 기존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를 소품종 대량생산체제로 전환하는 등 라인 합리화 사업을 추진했고, 이후 60여 년간 호남 지역 자동차 산업을 적극 견인하고 있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1998년 연간 생산 5만9864만대에서 2014년 53만8896대를 기록하며 16년 만에 약 800% 성장을 이뤘다. 기아는 올해 전기차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믹스를 개선하는 동시에, 판매·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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