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갈륨·게르마늄 수출통제···희토류 추가 움직임희토류, 반도체 연마제 사용···"중국 장앙력 높아"중국 타격 분석도···"공급망 다변화 서둘러야"
6일 로이터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금속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 강화를 시사했다. 이는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의 방중(訪中) 일정에 맞춰 중국이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앞서 중국은 갈륨, 게르마늄과 이들의 화합물을 다음 달 1일부터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로이터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며 "중국의 칩 부문을 표적으로 삼고 일본, 네덜란드 등 동맹국을 압박해 온 바이든 행정부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의 움직임은 희토류 수출에 대한 제한이 뒤따를 수 있을 것이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또 알라스테어 닐 미국 주요광물협회(CMI) 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번 조치는 고성능 칩과 관련해 반도체 산업에 즉각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중국 내 반도체 생산장비 반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동맹국들과 함께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덜란드의 ASML은 반도체 미세 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극자외선(EUV) 장비에 이어 하위 개념인 심자외선(DUV) 장비까지 중국에 수출하지 않을 예정이다.
중국의 자원 무기화는 제조업에 쓰이는 핵심 광물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결과다.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연구용 등으로 쓰이는 갈륨과 반도체 공정용 가스 생산 등에 사용되는 게르마늄만 보더라도 중국의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다만 업계에선 중국의 압박 조치가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번 수출제한이 중국의 원자재 의존도를 줄이는 디리스킹(De-risking)을 오히려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지질조사국이 집계한 게르마늄 매장량은 중국(3500톤)보다 미국(3870톤)이 높았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갈륨은 중국 외 미국 등에서도 수입 중이어서 대체할 수 있고 재고도 확보해 대응할 수 있다"며 "게르마늄은 대체 가스를 사용하거나 수입처 다변화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희토류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다. 중국이 반도체 연마제로 쓰이는 희토류를 채굴에서 분리, 정제 등 가공 공정과 소재·부품의 생산능력까지 갖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서다. 바이든 행정부는 "희토류 원소 채굴은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2021년 한국무역협회의 희토류 공급망 현황 및 시사점 자료를 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90%를 장악하고 있다.
희귀한 흙이라는 뜻을 가진 희토류는 17개 화학 원소의 통칭으로 반도체를 비롯해 전기차, 풍력발전, 디스플레이 등 각종 산업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예를 들어 희토류 원소 중 하나인 유로퓸(Eu)은 디스플레이의 색채를 결정짓고 일반 자석보다 자력이 강한 네오디뮴(Nd)은 전자제품의 소형화, 경량화 등을 가능하게 했다.
반도체 연마제에는 세륨(Ce)이 사용된다. 반도체의 미세 회로를 구성하기 위해선 웨이퍼 표면에 불필요하게 형성된 박막을 평탄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한데 평탄화 공정을 CMP(화학적 기계적 연마) 공정이라고 불린다. 세륨은 CMP 능력이 뛰어난 원소로 국내에 수입되면 대부분 반도체용 연마제 제조에 쓰인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전문위원은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물량이 많은데 중국의 원자재 수출제한으로 한국반도체 쇼티지(부족)가 발생하게 되면 중국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제한이 이뤄지면 당장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되나 중국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함께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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