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옐런 방중 '빈손'···"추가적인 분쟁 닥칠 것"리튬 수출통제 가능성···제련 비중 中 압도적K배터리 위기감···"쉽게 통제하기 어려울 것"
10일 뉴욕타임즈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중(訪中) 일정을 이같이 평가했다. 옐런 장관은 3박4일 일정으로 지난 6일(현지 시간) 중국을 찾아 중국 권력 2인자인 리창 총리 및 중국 고위 관료와 잇달아 회동했으나 고율 관세, 수출통제 등 그동안 양국이 벌여왔던 갈등을 봉합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8월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중국에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반입 등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에 중국은 미국 마이크론의 반도체칩 구매를 중단하고 반도체 원자재인 갈륨과 게르마늄 등의 수출을 허가받도록 했다. 옐런 장관의 방중에 양국의 긴장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으나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오히려 '추가적인 분쟁이 곧 닥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르면 이달 중국에 대한 인공지능(AI) 반도체 규제 강화와 반도체와 같은 첨단 분야 투자 제한 행정명령을 내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중국이 미국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재 수출통제 조치를 또다시 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원자재를 무기로 미국에 맞받아치기 위해 수출통제 대상에 리튬을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가 미 지질조사국(USGS)의 자료를 토대로 집계한 국가별 리튬 매장량 비중은 작년 기준 칠레(41%), 호주(25%), 아르헨티나(10%), 중국(7%) 등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중국은 호주와 칠레에서 채굴한 리튬 80% 이상을 조달해 전체 리튬 제련 과정의 65%를 책임졌다. 리튬은 크게 스포듀민이라는 광석이나 염호에서 추출하는데 이를 배터리 양극재로 활용하기 위해선 금속 등의 원소를 추출하는 제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전기차 배터리의 양극재는 니켈, 코발트, 망간, 인산, 철 등의 원료들을 섞은 전구체와 리튬을 배합해 만든다. 이중 리튬은 양극재 원가의 40~45%를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로 꼽힌다. 중국이 수출통제 목록에 반도체 원자재를 올리면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리튬일 경우 국내 배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갈륨과 게르마늄 등의 수출이 통제돼 글로벌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반도체 자급률이 낮은 중국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리튬을 통제하더라도 중국으로선 아쉬울 게 없다. 중국 기업이 주도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영향력이 중국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입증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중국 CATL은 2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성장률은 104.5%를 기록해 1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 성장률(52.7%) 대비 약 2배 높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리튬을 직접적으로 통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인기를 끌면서 최근 4년 동안 리튬 가격이 8배 증가했다"며 "리튬이 통제돼 (수요가) LFP로 몰리게 되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CATL은 리튬을 많이 확보한 다음에 가격을 낮추면서 후발주자를 견제해 왔다"며 "중국으로선 원소재를 다양화하면서 가격을 안정화 시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수출통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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