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업계에 떠오르는 화두는 '인력난'이다. 유례없는 업계 호황에 국내 조선 3사 모두 3년 치 이상의 수주 물량을 확보했지만, 정작 배를 만들 사람은 부족해 조선업계는 물론 정부까지 인력난 해소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부와 조선업계가 인력난 해소를 위해 선택한 방법은 '외국인력 수혈'이다. 외국인 채용을 적극 확대해 구멍 난 빈자리를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비자 배정을 늘리고, 이미 근무 중인 외국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처우 개선에 나섰다.
다만 외국인력 수혈만으로 인력난이 해소될지는 의문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의 '2022년 조선·해양산업 인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업계 미충원 인력 발생 이유로 저임금이 41%를 기록했다. 2위는 기피 직종(33.3%)이 차지했다.
실제로 조선업계는 타 업종 대비 열악한 근무환경과 낮은 임금으로 근무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특히나 지난해 한 조선사 하청 근로자 파업 사태에서는 20년 차 숙련공 월급이 고작 200만원 수준에 그쳐 조선업계 열악한 처우가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정부와 업계가 적극 추진 중인 외국인력 수혈도 인력난 타개의 방법일 수 있다. 다만 기본적인 노동자 처우 개선 대신 외국인력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악순환이 생길 수밖에 없다. 외국인력이 늘어나면 하청 근로자 처우가 더욱 열악해질 수 있고, 꾸준히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열악한 노동환경이 굳어질 수 있어서다.
지난해 3분기 조선업계 부족한 인력은 약 9500명으로 파악됐다. 부족 인력은 올해부터 연평균 1만2000명 이상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2027년에는 무려 13만명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됐다.
빛 좋은 개살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조선업은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뿌리 산업인 만큼, 현장에서 땀 구슬을 흘린 이들의 노동을 인정하고 보장해 주는 적절한 임금 개편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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