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규·이은미 의장 중심으로 사업계획 수립 시중은행 전환 이후 경쟁력 제고 방안 모색 자본 확충과 비대면 플랫폼 강화 등은 숙제
26일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은 이날 하반기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거쳐 공동으로 시중은행 전환 TF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전환 TF는 사업계획을 수립·조정하고 시중은행 전환의 장점을 활용해 경쟁력 제고 방안을 수립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의장은 천병규 지주 그룹경영전략총괄(전무)과 이은미 은행 경영기획본부장(상무), 공동 간사는 은행 전략재무기획부장과 시중은행전환추진팀장이 맡았다. 그에 앞서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인가 절차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고자 은행장 직속 '시중은행전환추진팀'을 꾸리고 EY한영, 법무법인 태평양과 컨설팅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선언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금융당국이 지방은행에 시중은행 인가를 내주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하자 DGB금융과 대구은행은 내부 검토를 거쳐 참여 의향을 내비친 바 있다. 이 가운데 전담 조직까지 가동하는 만큼 이들의 행보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만일 대구은행이 당국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으면 1992년 평화은행 출범 이후 30년 만에 또 하나의 시중은행이 등장하게 된다.
특히 대구은행은 이르면 10월엔 시중은행 전환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상 은행업을 영위하려면 예비인가와 본인가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미 은행업을 영위 하고 있어 예비인가를 건너뛰고 본인 심사로 직행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렇다 할 결격 사유도 없다. 자본금(1000억원)과 동일인 지분율(10% 이하), 비금융주력자 지분율(4% 이내) 등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어서다. 실제 대구은행의 자본금은 7006억원이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8.78%, 비금융주력자인 삼성생명은 3.35%의 지분을 들고 있다.
따라서 대구은행 측이 기본적인 뼈대를 갖춰 청사진을 제시한다면 금융당국도 발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점쳐진다. 당국 역시 지역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 수도권과 충청·강원(지방은행이 없는) 등에서 여수신 경쟁을 확대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신청서를 받으면 신속히 전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간단한 작업은 아니다. 당장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것보다 그 이후에 시장에서 살아남을 경쟁력을 갖추는 게 대구은행 입장에선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시중은행 수준으로 덩치를 키우는 것을 첫 번째 숙제로 지목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은행과 비교해 대구은행의 자산이나 순이익 규모가 현저히 작아 대등한 경쟁이 어려울 것이란 진단에서다. 일례로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자산은 약 486억원 수준인데 비해 대구은행의 자산은 68조원에 불과하다. 일각에선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에 발맞춰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아이엠(iM)뱅크'를 비롯한 비대면 서비스 채널을 고도화하는 것도 대구은행의 과제다. 타 시중은행 수준의 오프라인 영업망이나 소비자를 확보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당분간 플랫폼을 통한 영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TF는 지주와 은행 내 여러 전문가가 함께 움직이는 형태로 운영된다"면서 "조직 구성원과 시장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보다 현실성 있는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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