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상반기 적자 합계 15조원 넘겨HBM 등 '고부가제품'으로 수익성 개선 노력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조3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SK하이닉스는 2조8821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뒀다. 상반기 적자는 삼성전자가 8조9400억원, SK하이닉스가 6조2844억원에 달했다.
다행히 하반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 내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고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일단락되며 점진적인 구매 수요 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양사는 하반기에도 생산량 조절을 지속하며 적자가 삼각한 낸드 부분에서 감산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높아진 하반기 수요 개선 기대감···삼성·SK "낸드 추가 감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에도 조 단위 적자를 기록했으나 1분기 대비 적자 규모를 줄이며 하반기 '반등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양사는 2분기 실적발표 후 이어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입을 모아 하반기 수요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단 D램 대비 낸드의 회복세는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수요 정상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올해 하반기에는 계절적인 영향과 모바일 신제품 출시로 상반기 대비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며 "내년의 경우 PC, 스마트폰 대체 수요가 나타나고 일반 서버 역시 그동안 구매를 줄여왔던 만큼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도 "하반기에는 재고 조정이 진정된 PC, 모바일 위주로 수요 개선이 예상되고 공급 측면에서도 업계의 감산 폭 확대 영향으로 일부 시장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D램의 경우 특수공정이 적용된 제품들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낸드는 시장 변화 시점이 D램 대비 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재고도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DDR4와 LPDDR4는 전방 수요 약세로 여전히 낮지 않은 재고 수준을 보유 중이나 DDR5와 HBM 제품군은 판매가 늘어나며 재고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 개선된 수요와 감산 효과로 연말 재고는 현재 대비 상당 부분 축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도 2분기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지난 5월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양사는 재고 정상화를 위해 D램과 낸드의 생산 조정도 지속한다. 삼성전자는 특히 낸드 생산 추가 조정이 클 것이라 밝혔으며 SK하이닉스도 낸드의 약 5~10% 수준의 추가 감산을 결정한 상태다.
실적 개선 키 쥔 HBM···삼성·SK 주도권 놓고 신경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장 주도권을 잡기위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양사는 2분기 실적컨퍼런스콜을 통해 서로 'HBM 시장 선두업체'라고 과시하며 자사의 앞선 경쟁력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HBM 시장 내 메이저 공급 업체로, 지속적 투자를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생산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올해 10억GB 중반을 넘어서는 고객 수요를 확보했고 하반기 추가 수주를 위해 공급 역량을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증설투자를 통해 20204년에는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HBM3P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HMB3를 2021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뒤 지난해 4월 24GB HBM3 신제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내년 상반기 HBM3E 양산을 시작해 2026년에는 HBM4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올해 HBM을 포함한 그래픽 D램 제품 매출 비중은 20%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일 실적 컨퍼런스콜을 진행한 SK하이닉스는 "고객사의 피드백을 종합해보면 제품 완성도, 양산 품질 등에서 SK하이닉스가 가장 앞서고 있다"면서 "HBM 시장 형성 초기부터 지금까지 오랜 기간 동안 기술 경쟁력을 축적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흑자전환 시점에 주목···4분기 턴어라운드 기대
하반기 반도체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양사의 흑자전환 시점도 주목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르면 4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 모두 하반기부터 적자 폭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2조2000억원 수준으로 적자를 줄인 뒤 4분기 약 7000억원의 흑자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경우 3분기 1조5010억원, 4분기에는 7030억원으로 적자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4분기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D램 영업이익은 업계 내 가장 빠르게 회복해 3분기 흑자전환 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내년 HBM3 시장 진입이 예상되는 삼성전자 역시 4분기 D램 흑자전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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