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억원 규모 자본성증권 발행 추가 검토40%대까지 떨어진 K_ICS비율 재고 행보산은의 KDB생명 매각 성사 의지 엿보여
KDB생명은 지난 2일 1425억원800만원 규모의 주주배정 증자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자금은 오는 9월 KDB생명 후순위채 콜옵션 상환 시점이 도래하면서 채무상환에 쓰인다.
올해 들어 KDB생명의 자본확충 행보가 이어졌다. 이번 유상증자에 앞서 결손금 보전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5월 기존 주주 지분에 대한 4대 1 감자를 단행했다. 같은 달 5월에는 21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전액을 인수했고 6월에는 900억원 규모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아울러 800억원 규모의 자본성증권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이 채무상환인 만큼 실질적인 자본 확충을 위한 추가 자금 조달인 셈이다.
배경에는 산업은행이 있다. 산은은 5월 신종자본증권을 전액 인수하고 앞선 후순위채권 발행에서는 지급보증을 자처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금호그룹 지원 과정에서 칸서스자산운용과 6500억원 규모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현재는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 설립한 KDB칸서스밸류PEF가 KDB생명 지분 92.7%를 보유하고 있으나, KDB칸서스밸류PEF는 산은이 68.2%, 칸서스자산운용이 2.47%의 지분을 들고 있어 산은이 실질적인 대주주다. 산은은 앞서 4차례에 걸쳐 KDB생명 매각을 시도했다. 그러나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에도 JC파트너스와 협상을 이어갔으나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이번 하나금융과의 인수합병만큼은 성사될 수 있도록 매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풀이할 수 있다.
실제 KDB생명은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과 자본 적정성의 전반적인 제고가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101.66%로 감독 당국 권고치(150%)를 크게 밑돈다.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을 경우 48.7%까지 떨어진다.
KDB생명은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 및 하반기 이후 자본성 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본 및 부채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를 강화해 K-ICS 비율을 적정하게 관리할 것"이라면서도 "계획과 달리 금번 유상증자에 기존 주주 참여 부족으로 발행 규모가 감소할 경우 향후 자본성 증권 차환으로 인한 지급여력 금액 감소 및 자본인정 비율 감소 등으로 당사가 기대한 K-ICS 개선 효과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며 자사의 건전성 부실에 대한 위험성을 시사했다.
또한 앞서 KDB생명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자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국공채 및 특수채를 지속적으로 줄인(2014년 67.03%→2023년 46.77%) 결과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KDB생명은 총자산 17조1434억원 중 운용자산(16조993억)이 93.91%다. 이 가운데 유가증권(80.41%)으로 구성돼 있으며 그 중 국공채 및 특수채의 비중이 46.77%인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시장점유율도 점차 쪼그라들고 있다. KDB생명의 시장점유율은 2020년 3.3%에서 2021년 3.0%, 2022년 2.9%, 2023년 1분기 1.9%까지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앞서 산은은 KDB생명 인수 후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 지원을 자격 요건에 포함한다는 내용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에 KDB생명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나금융은 2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는 KDB생명 지분 92.7%를 모두 사들인 후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한 수준인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해 기존 하나생명과 합병할 경우 자산 순위 10위권 생보사를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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