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우협측 실사 절차 진행HMM, 연내 주식매매계약 체결 목표'신속 매각' 강조한 강석훈, 매각 '착착'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지난 20일 HMM 경영권 공동 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개시했다.
매각방식은 공개경쟁입찰로 진행되며 다음 달 21일까지 예비입찰을 받을 예정이다. 이후 입찰적격자 선정 및 실사 등을 거쳐 오는 11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매각 지분은 총 3억9900만주로 현재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 포함 희석기준 지분율 약 38.9%이다. 잔여 영구채는 HMM의 상환권 행사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환 여부를 결정하고 전환주식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인수자와 협의로 처리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HMM의 지분 20.69%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이들의 인연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영 위기를 겪었던 HMM(옛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을 떠나 산업은행으로 편입돼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왔다.
현재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곳들은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LX그룹 등이 있지만 공식적으로 인수 의향을 드러낸 곳은 SM그룹 정도다. 시장에서는 HMM의 매각가가 최소 5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현금동원력이 있는 대기업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기업들의 인수 의지에 따라 흥행이 결정되겠지만 앞서 강 회장은 연내 매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 회장은 지난달 20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자리를 통해 "매각자문사에서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수 의향을 태핑 중이며 매각작업이 차질 없이 수행된다면 연내 SPA 체결도 가능하리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진행 중인 과제라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HMM 인수에 관심 있는 후보군이 없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고 저희가 노력하면 유효경쟁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이와 함께 '아픈 손가락'이던 KDB생명의 매각도 진행 중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KDB생명의 전신인 금호생명을 인수한 이후 4차례에 걸쳐 매각 시도를 해왔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다 이달 7일 마감된 KDB생명 매각 입찰에 하나금융지주가 뛰어들었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하나금융의 상세 실사 절차 정도만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산업은행 측에서는 KDB생명의 보통주 75%에 대한 무상감자 등 재무구조 개선을 이뤘다는 점에서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 회장은 앞서 KDB생명 매각과 관련해서는 "매각 도전만 다섯번째이지만 이번엔 과거 4차례의 매각 시도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다수의 원매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번 본입찰에서는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과의 질긴 인연도 매듭을 지었다. 약 22년간 산업은행의 품에 있던 대우조선해양에 새로운 주인을 찾아줬다는 점에서다. 외환위기로 인한 대우그룹 해체 과정에서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떠안게 됐고 이후 매각을 시도했지만 순탄치 않았다. 그러다 한화그룹이 지난 5월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49.0%를 취득하는 등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
이는 강 회장이 강조했던 '신속한 매각 추진' 원칙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이다. 강 회장은 취임 초 산업은행의 기존 구조조정 원칙인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이해당사자의 고통 분담,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이라는 3원칙에 더해 '신속한 매각 추진'을 내세웠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KDB생명, HMM까지 매각이 완료되고 나면 산업은행의 그간 묵혀왔던 기업 구조조정 이슈들은 사실상 모두 해소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생명과 HMM의 경우 아직 절차들이 남아있긴 하지만 큰 변동이 없다면 올해 안에 매각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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