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2일 목요일

  • 서울 23℃

  • 인천 20℃

  • 백령 19℃

  • 춘천 24℃

  • 강릉 23℃

  • 청주 22℃

  • 수원 23℃

  • 안동 21℃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22℃

  • 전주 20℃

  • 광주 23℃

  • 목포 19℃

  • 여수 19℃

  • 대구 22℃

  • 울산 18℃

  • 창원 20℃

  • 부산 20℃

  • 제주 20℃

금융 "문제는 의료수가"···보험업계, 펫보험 활성화에 '의구심'

금융 보험

"문제는 의료수가"···보험업계, 펫보험 활성화에 '의구심'

등록 2023.08.07 17:50

수정 2023.08.08 08:10

이수정

  기자

보험업계 "중구난방 수가 정비해야···합리적 보험료 책정 가능"수의계 "수가제 폐지할땐 언제고···기술성장 반영할 수 있겠나"정부, 올해까지 60개 항목 진료 표준화···내년엔 100개로 확대

반려동물들이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3서울펫쇼에서 식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반려동물들이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3서울펫쇼에서 식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내년부터 선보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펫보험도 탑재되면서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보험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접근성이 개선되면 일부 홍보효과는 있겠지만 높은 보험료 탓에 드라마틱한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수의업계 수가 정비 미흡'을 꼽는다. 부르는 게 값인 현재 수의업계 상황에서 합리적인 보험료를 책정하기 힘들고 결국 높은 보험료 부담으로 상품이 있음에도 고객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 가입률은 국내 반려동물 수 대비 1%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 원수 보험료는 연간 약 280억원이다. 펫보험 인지도가 극히 낮았던 2017년 당시 연간 원수보험료(9억8400만원) 대비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활성화까진 갈 길이 먼 셈이다.

실제 동물병원 진료비는 같은 지역에서도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상반기 농림축산식품부는 반려동물 의료수가 정비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제 시작 단계라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펫보험 보험료는 저렴한 수준이 아니다. 현재 펫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들의 평균 보험료는 ▲A사 5만1292원 ▲B사 4만4997원 ▲C사 6만8303원 등으로 조사됐다. 손해보험사 다이렉트 채널에서 반려견 연령별보험료를 계산해봤더니 2022년생(1살·말티즈·기본형) 월 4만원대로 책정됐다. 같은 기준으로 2018년생(6살)은 월 5만원대, 2016년생(8살)은 월 7만원대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형이 아닌 고급형 계약의 경우 보험료는 1~2만원 더 늘어나 9만원대 보험료가 책정되는 사례도 나왔다. 특히 펫보험은 갱신형 상품이기 때문에 반려견이 나이가 들수록 자연히 보험료도 높아진다.

보험사가 10세 이상 반려견들은 가입을 받지 않는 것도 펫보험 활성화 부진의 이유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따르면 보험 가입이 어려운 고령 반려견 비율은 41.1% 수준이다. 반려견 나이 현황을 제출받은 결과 국내 9세 이상인 반려견은 ▲2019년 78만7705마리(37.7%) ▲2020년 96만829마리(41.4%) ▲2021년 114만6241(41.4%)마리로 나타났다. 10마리 중 4마리가 펫보험 연령제한(9~8세 미만)에 걸려 보험 가입 자체가 불가능한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의료비 수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료를 산출한다"며 "의료비 정리가 선행돼야 저렴하고 양질의 보험 상품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해다. 이어 "지금은 반려동물 규모 파악도 어렵고 질병 명칭도 병원마다 중구난방이라 보험료 책정이 합리적으로 결정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수의업계가 진료비 관련 정보 제공을 반대하고 있어 수가 정비가 단기간에 이뤄지기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의료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게 수의업계 주장의 골자다. 특히 지난 1999년 공정거래위원회를 필두로 한 정부가 동물의료수가제를 폐지할 당시 오히려 수의사들은 반대를 했었고, 지금은 규제가 불가능할 만큼 의료기술이 발전한 현재 이를 반영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한 표준수가를 구현할 수 있겠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과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상반기 펫보험 활성화 논의 세미나를 개최하고 관련 시장 성장을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100대 과제 중 하나에 펫보험 활성화가 포함된 영향이다. 당시 금융위는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기관 간 협력을 통한 반려동물 등록·진료항목 관련 인프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고, 농림축산식품부는 금년까지 다빈도 진료 항목 60개에 대한 진료 표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까지 총 100개 항목으로 확대하는 등 진료 투명성을 높이고 반려동물 등록률 제고 등 펫보험 활성화 기반 구축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수의 업계와 과 보험업계의 제휴 등에 기반한 협력체계 구축을 포함한 펫 보험 활성화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정부, 관계기관 및 이해관계자 논의 등을 거쳐 조속히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