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가리지 않고 경력직채용 이어가···수주 확대 노리나붕괴사고 후 업계 내 안전 중시 분위기···단가경쟁 부담 덜어라멘구조 특화 '래미안 더 넥스트' 발표···공격적 영업 시사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건축‧기계‧설비를 비롯한 시공분야와 외장‧방수‧철골 등 기술 분야 경력직채용을 추진 중이다. 최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구조 분야에서도 경력직을 물색하고 있다. 수십조에 달하는 그룹차원의 반도체설비 투자에 대응하면서 주택 등 수주사업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번에 채용하는 경력직의 상당수는 그룹 계열사에서 발주하는 공사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올 상반기 기준 25조3000억원에 달하는 설비투자를 집행했다. 하반기에도 사상최대 수준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이 관련 설비와 시설 공사를 도맡아 수행한다.
삼성물산은 그간 10% 미만에 그쳤던 주택사업에서도 활동을 확대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경력직 채용에 앞서 지난 5월에도 정비사업 관련 경력직을 채용하면서 인재풀을 확대했다.
붕괴사고 등으로 인해 안전에 대해 중요성이 부각된 것도 삼성물산에겐 유리한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하자분쟁이 6건으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적다. 지난 3년간 분양아파트가 3건에 불과할 만큼 물량이 적기도 했지만 그룹차원에서 강조해온 '준법경영'으로 무리한 수주나 공사를 진행하지 않은 덕에 관리가 용이했던 측면도 컸다.
경쟁사에 비해 공사를 수행 중인 현장도 적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4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달성한 현대건설은 전국에 110곳에 달하는 주택현장을 운영 중이다. 그다음으로 현장이 많은 GS건설은 83곳에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외에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40~70곳에 달하는 현장을 가지고 있다. 반면 삼성물산의 주택현장은 단 8곳에 그쳤다.
업계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수주역량 포화와 함께 연이은 안전사고로 경쟁력이 위축되면서 '관리의 삼성'에게 기회가 돌아왔다는 말이 나온다"면서 "삼성물산은 그간 타사에 비해 공사비가 비싸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앞으론 준법경영과 안전관리를 무기로 내세우면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지난 23일 새로운 주택브랜드 전략인 '래미안 더 넥스트'를 발표하면서 주택분야에서의 광폭 행보를 예고했다. 기둥과 보를 건물의 뼈대로 삼는 라멘구조에 벽체와 바닥, 가구를 끼워넣는 '인필' 시스템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라멘구조는 벽식구조나 무량판구조에 비해 층간소음과 재건축에 유리하지만 공사비가 10~20%가량 비싼데다 같은 높이에서 층수가 1~2층 낮아져 국내에선 외면 받아온 공법이다. 삼성물산은 비용부담을 벽식구조 대비 5% 수준까지 낮추고 장수명구조 채택에 따른 용적률 혜택 등을 받아 분양수익도 극대화하겠단 전략을 내세웠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그동안 공정 경쟁 조건이 갖춰진 곳들을 중심으로 수주를 하다 보니 정비사업 등 수주사업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최근 과도한 비용 줄이기보단 안전과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식이 커지고 있고 서울시 조례 개정으로 발주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jim33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