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OC 조건에 따라 세액공제 대상 제외 가능성 높아"SK온·에코프로·LG화학·포스코 등 줄줄이 중국과 맞손FEOC 정의 감감무소식, 中 완전 배제 어렵다는 시각도
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무협은 전날 '미국 IRA 시행지침이 우리나라 배터리 공급망에 미칠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배터리 소재 내재화 필요성과 IRA 우려를 동시에 전했다. 무협은 보고서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양극재 및 전구체의 생산을 내재화해야 한다"며 "전구체를 수입에 의존하면 해외 우려 기관(FEOC) 조건에 따라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무협이 집계한 우리나라의 양극재 수출은 2019∼2022년 연평균 77.7% 증가했다. 전기차 보급이 확산되자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다. 올해 상반기 기준 리튬과 전구체 무역적자는 각각 50억9000만달러, 21억7000만달러로 이중 대중국 무역적자 규모는 리튬이 59%, 전구체가 97%에 달했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원료를 섞은 화합물로 양극재 원가의 65~70% 이상을 차지한다. 여기에 리튬을 배합하면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가 최종 생산된다.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들여오는 전구체는 전체 수입액 중 97%에 달한다. 무협은 "양극재 제조용 원료 화합물의 자체적인 생산 능력 확보가 미국 IRA 대응은 물론 배터리 소재의 수직 계열화를 통한 원가 절감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배터리 핵심 광물 생산 비중이 낮지만 제련 비중은 높아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작년 기준 호주가 전체 리튬 생산 중 47%를 점유하고 남아공이 망간을 36%, 콩고가 코발트를 68%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중국의 제련 비중은 리튬이 65%, 망간과 코발트는 각각 90%, 70%를 차지했다. 배터리 핵심 광물을 양극재로 활용하기 위해선 불순물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열이나 화학적·전기적 방법으로 금속 등의 원소를 추출하는 제련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런 탓에 우리 기업들은 중국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SK온과 에코프로는 중국의 전구체 2위 기업인 거린메이(GEM)와 합작법인을 세워 오는 2024년 전구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LG화학과 포스코그룹은 중국 코발트 생산 1위 기업인 화유코발트와 양극재, 전구체 등을 양산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IRA를 도입한 미국의 전기차 보급 속도에 맞춰 한·중 협력이 확대되고 있으나 불확실한 제도 탓에 우려 섞인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미국의 IRA는 전기차가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고 전기차 배터리에 포함된 핵심광물이 미국 또는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국가에서 일정 비율 이상 채굴 및 가공되는 등의 요구 조건을 담았다. 미국이 제시한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7500달러 규모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IRA 도입 이후 1년이 지났으나 FEOC 세부 지침이 공개되지 않은 건 우리 기업들의 사업 전략을 추춤하게 만든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IRA에는 FEOC가 채굴, 가공한 핵심광물이 포함된 전기차는 2025년부터, FEOC가 제조하거나 조립한 전기차 배터리 부품이 포함된 전기차는 내년부터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규정했다. FEOC는 미국 인프라투자고용법(IIJA)이 규정한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이며 미국은 FEOC로 규정한 국가의 어떤 기업을 어떤 방식으로 제재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를 내리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중국 기업이 모두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 한·중 합작사는 IRA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무협은 "FEOC의 해석에 따라 한국 기업의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 충족 여부가 영향받을 전망"이라며 "중국이 세계 최대 핵심광물 보유국이고 핵심광물의 가공 공정도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도 중국을 배터리 공급망에서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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