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너지 신사업 성장세에 매출 1.2조 달성 '1년 새 2배''친환경 기업' 표방, 탈 건설 가속화···IPO 계획 '현재진행형'연이은 M&A 통한 사업 확대에도 부채 비율 감소 추세 전환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3조927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은 매출 1조2649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동기(5513억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한 2020년부터 관련 매출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2021년 15.3% 수준이던 친환경‧에너지분야의 매출비중은 지난해 29.8%로 2배 이상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32.2%로 확대됐다.
친환경‧에너지분야 관련 매출이 단기간에 급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공격적인 M&A가 있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SK에코플랜트가 환경‧에너지 기업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매입하는 데 쓴 금액은 4조원이 넘는다. 싱가포르 기반의 폐배터리재활용기업 테스 인수에만 1조2000억원을 쏟아 부었다.
해외기업과의 M&A를 추진한 덕에 해외시장 개척도 순조롭다. M&A로 인수한 해외 자회사가 가진 기존 판로를 활용하고 추가 투자를 통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 키우는 전략이 성과를 내는 중이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자회사 테스를 통해 동남아와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도 MOU를 통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는 유럽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선점을 위해 손을 잡았다. 현대엔지니어링과는 해상풍력발전, 수소에너지사업, 초소형모듈원전 등 여러 방면에서 협력하고 있다. 스타트업인 넷스파와는 베트남에서 폐어망 재활용사업 추진 중이다.
신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본업인 건설업은 자산가치 대비 주가(PBR)가 높지 않은 종목이다. 대장주로 꼽히는 현대건설도 PBR은 0.70배에 불과하다. 통상적으로 PBR이 1보다 낮으면 저평가주식으로 평가한다. 반면 에너지나 환경사업은 성장성 가능성이 크고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력확보에도 유리하다.
친환경‧에너지분야가 강화되면서 원래의 정체성이던 '건설'의 색채는 옅어지는 모양새다. 시공 능력 평가는 4년 만에 9위에 올랐지만 전체 건설사 중 3위를 달성한 토목 기성액의 힘이 컸다. 대외인지도에 영향이 큰 도시정비에선 지난 몇 년간 약 2조원 수준의 수주액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도 아직 시장에선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부산 수영구 광안2구역에 처음 브랜드를 적용한 후 서울 용산 이촌우성 리모델링사업에서 수주에 성공했지만 가구 수가 272가구에 불과해 대어급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약 10조원에 달하는 부채는 기업공개에 앞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기준 SK에코플랜트의 연결기준 부채는 약 9조9980억원이다. 부채비율은 230%를 기록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신사업 이익 창출 등을 통해 부채비율은 22년 말 256% 대비 23년 상반기 230%까지 축소되며 재무건전성을 지속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차입금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다. 2018년 19.6%였던 차입금의존도는 올해 1분기 40%를 넘어선 상황이다. SK에코플랜트의 상반기 기준 단기차입금은 1조3853억원이고 장기차입금은 2조2655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전사 사업계획에 맞춰 전략적으로 투자한 건으로 차입 규모는 관리 가능한 범위"라며 "환경·에너지 사업 밸류체인 완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는 대부분 마무리가 됐으며 재무건전성 개선 및 내적성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증권업계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의 기업가치는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진행한 회사채 발행서도 연달아 흥행에 성공해 가치를 증명했다"면서도 "다만 아직 IPO 시장의 투자심리가 완전히 살아났다고 보기 힘들고 높은 부채비율도 밸류에이션을 하락시킬 수 있어 연내 상장보다는 추이를 지켜보는 쪽으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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