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올 초 계획대로 이행2021년 역대급 실적 이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이어가박 사장, 최대 규모 환원으로 이사회 행보 시작해 큰 의미
21일 금호석유화학은 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 3월 금호석유화학은 자기자식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등과 신탁계약 방식의 계약을 맺고 9월 20일까지 계획대로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왔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영 환경 속에서도 금호석유화학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20일까지 76만6644주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보유한 자사주 비중도 3월 말 17.9%에서 20.52%로 올라갔다. 이번에 목표한 금액의 수량만큼 취득을 완료하자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는 것이다.
자사주 소각의 경우 이익잉여금으로 회사 주식을 장내 매수한 뒤 이를 소각해 자본금 변화 없이 발행 주식 총수를 줄여 주당순이익을 증가시켜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 매입·소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2년 2년에 걸쳐 18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데 이어 올해도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당시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경영에 매진하는 박준경 사장이 이번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정책을 완성하는 역할로 이사회 행보를 시작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1년 12월 향후 2~3년 동안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25~35%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설정하고 이 중 5~10%를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에, 20~25%를 현금배당 정책에 각각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더 빠른 속도로 신탁계약금액 대비 취득금액 비율을 채워간데 반해 올해는 매입 속도에 차이가 있다.
한편 시장에서는 석유화학 업황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향후에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021년 역대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2022년 주주환원 재원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43.7%였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 1조5781억원, 영업이익 1079억23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9.7%, 69.5% 감소한 수준이다.
올해 3분기에도 매출액 1조6803억원, 영업이익 136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96%, 40.8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재계에서는 부진한 업황 속에서도 이미 약속한 주주환원책을 약속대로 이행한 박 사장의 의지가 강한 만큼 앞으로도 적극적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주환원을 조금 더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실적 반등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게 전제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박찬구 명예회장의 용퇴 후 올해 박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추진하는 2차전지 소재로 활용되는 CNT(탄소나노튜브), 전기자동차 경량화 소재로 대표되는 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신사업이 박 사장의 능력을 입증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실적은 부진하나 중장기 원료가격의 안정화 및 전기차·SUV 타이어용고부가제품 수요 증가로 인한 업황 개선을 기다릴 수 있는 충분한 체력을 갖추었다"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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