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감독원 출석, 김범수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다른 질문에는 '묵묵부답'···관건은 조직적인 개입 여부조직적 개입 시 카뱅 매각 불가피, 주가·여론도 최악으로
관건은 이 의혹과 관련해 김 센터장이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여부다.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 강제매각 등 사업 전반의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센터장은 이날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금융감독원에 출석, "주가조작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시세조종 관련 혐의에 대해 사전에 보고받은 적 있느냐"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말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금감원이 공개적으로 대기업집단 총수를 소환해 조사를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금감원 정문에는 취재기자만 60여명이 몰렸고, 이례적으로 포토 라인도 설치됐다. 금감원 측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포토 라인을 처음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카카오의 SM엔터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위해 김 센터장에게 출석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특사경은 김 센터장이 SM엔터 시세조종을 보고받거나 지시했을 가능성(조직적 개입 여부)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진행된 압수수색 당시 카카오 실무진 휴대전화에서 시세조종 정황이 담긴 통화녹음 파일과 문자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경은 지난 2월 카카오가 SM엔터 경영권 인수전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본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주식을 대량 매수하는 방식으로 SM엔터 주가를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 이상까지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하이브는 공개매수 기간 "특정세력의 비정상적인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는데, 평소 카카오와 관계가 있던 원아시아파트너스가 대량 매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원아시아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벨벳제1호를 통해 2021년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VX에 1000억원가량을 투자했고, 같은 해 김태영 원아시아파트너스 사장은 카카오VX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 처분이 개인이 아닌 카카오 법인에 적용된다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우선 카카오뱅크 매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 지분 10%를 초과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특경법, 공정거래법 등의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연일 추락하는 카카오 주가도 걱정거리다. 이날 오전 기준 카카오 주가는 3만815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특사경은 시세조종 외 카카오가 SM엔터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도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살피고 있다. 관련 리스크가 장기화하면 주가 반등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부도덕한 회사라는 기업 이미지도 악재다. 카카오 핵심사업의 대부분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다.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해 ▲포털 다음(DAUM)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간편결제시스템 카카오페이 ▲온라인 게임 등 국민들의 선택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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